역시 ‘배구는 김연경’이었다. 한국 여자 배구는 한·일전 승리로 8강행을 확정하며 구기 종목의 날에 자존심을 세웠다.
스테파노 라바리니 감독이 이끄는 여자 배구대표팀은 지난달 31일 오후 도쿄 아리아케 아레나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조별리그 A조 4차전 일본과의 경기에서 세트스코어 3-2(25-19 19-25 25-22 15-25 16-14)로 승리했다.
브라질전 완패 이후 한국은 케냐(3-0), 도미니카공화국(3-2)을 이기며, 8강 토너먼트 가능성을 높였다. 여기에 개최국 일본까지 잡으며 3승1패(승점 8)가 되며 A조 3위를 유지했다. 반면 일본은 1승3패(승점 3)로 5위에 머물렀다.
↑ 김연경이 일본전에서 강스파이크를 날리고 있다. 사진(일본 도쿄)=ⓒAFPBBNews = News1 |
1세트 먼저 20점 고지를 밟은 한국은 김연경의 연속 득점으로 일본을 따돌렸다. 염혜선의 서브에이스로 세트포인트를 만든 한국은 김연경의 점수로 1세트를 가져왔다.
2세트를 일본에 내준 한국은 3세트를 아슬아슬하게 가져왔다. 19-19 동점에서 일본에 19-20으로 역전을 허용했으나 21-21 동점을 만들었고, 박정아의 블로킹으로 리드를 되찾았다. 이번에도 김연경이 세트 승리를 확정하는 득점을 성공시켰다.
4세트를 내준 한국은 결국 5세트에서 일본과 승부를 가리게 됐다. 5세트도 접전이었다. 11-13으로 끌려가던 한국은 세트 막판 김연경의 활약으로 14-14 듀스를 만드는 데 성공했고, 일본의 범실로 매치포인트를 잡은 뒤 마지막 포인트를 잡으며 16-14로 승리했다.
기대 이상의 성과였다. 불과 한 달 전 국제배구연맹(FIVB)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 때 일본에 셧아웃 됐던 한국이었다.
VNL에서 처참한 성적을 거두자 학교폭력 논란에 휩싸여 국가대표 자격을 박탈당한 쌍둥이 이재영, 이다영의 공백을 메우지 못할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김연경이 건재함을 과시하며 한국 여자 배구는 승승장구 중
김연경은 지난해 11월 자신의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 경기를 뛰는 자신의 사진과 함께 “교회는 성경, 불교는 불경, 배구는 김연경”이라고 썼다. 자신감을 보여주는 문구였고, 올림픽에서도 존재감을 과시하는 중이다.
[안준철 MK스포츠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