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30일 열린 2020 도쿄올림픽 4x400m 혼성계주 준결승에서 3번 레인의 미국 2번 주자가 배턴터치 구역을 넘어가 실격 판정을 받았다가 판정 번복으로 결선에 진출해 동메달을 획득했다. 배턴 터치 당시 다른 레인의 2번 주자들은 배턴터치 구역 앞에 대기하고 있는 반면 미국 주자는 배턴터치 구역 안에서 1번 주자... |
주최측의 미숙한 대회 진행에 대한 비판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지난달 30일 오후 9시 35분 도쿄 올림픽 스타디움에서 열린 1600m 혼성 계주 경기에서 미국 육상팀은 3분10초22의 기록으로 동메달을 차지했다.
금메달은 3분09초87의 기록을 세운 폴란드팀이다. 이번 대회에서 처음 채택된 종목이어서 폴란드팀의 이 기록이 올림픽 기록으로 남게 됐다. 은메달은 도미니카 공화국다. 3분10초21로, 미국팀을 단 0.01초 차로 앞질렀다.
2위와 3위로 들어온 도미니카 공화국과 미국 혼성계주 육상팀은 앞서 30일 열린 준결승에서 나란히 실격 판정을 받았던 팀들이다.
준결승 경기에서 미국팀은 3분11초38의 기록으로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이후 나온 순위표에서 미국은 실격 판정을 받았고 2위로 들어온 도미니카 공화국이 1위로 표시됐다. 1번 주자에서 2번 주자로 배턴이 넘어갈 때 2번 주자가 배턴 터치 구역을 넘어 갔다는 이유에서다. 잠시 후 바로 옆에서 뛰었던 도미니카공화국도 같은 잘못이 발견돼 실격이 됐다.
4x400m 혼성 계주는 이번 대회 처음으로 채택된 종목이지만 기본적인 룰은 기존의 4x400m 남녀 계주와 같다. 1번 주자는 레인을 따라 곡선주자를 돌고, 2번 주자는 곡선주로 120m를 뛴 뒤 오픈코스가 되면서 선수들이 일렬로 달린다. 배턴터치 구간은 20m인데 1, 2번 주자간의 배턴터치 구간은 시작점과 끝점이 레인 위에 표시돼있다.
문제의 장면에서 다른 나라의 2번 주자들은 배턴터치 구간 시작점 앞에서 대기하다가 달려나가면서 배턴터치 구간이 끝나는 지점 앞에서 배턴을 받는다. 하지만 미국팀과 도미니카공화국팀은 배턴터치구간 안에서 대기하고 있었고 배턴터치 구간 끝선 밖에서 배턴을 이어받았다.
미국 육상연맹이 실격 판정 직후 재심 요청을 했고 도쿄올림픽 조직위원회가 이를 받아들여 미국팀의 기록을 인정하고 결승에 진출시켰다. 도미니카공화국에 대해서도 별다른 설명 없이 결승으로 올려보냈다. 도쿄올림픽 조직위원회는 실격 판정을 번복하면서 "경기 스태프가 2번 주자에게 잘못된 위치를 설명했다"고 설명했다.
두 팀 모두 1번 주자는 남성, 2번 주자는 여성이다. 혼성 계주의 특성상 남자 주자가 1m라도 더 많이 뛰는 것이 유리하다. 두 팀은 배턴 터치 구역을 위반하면서 다른 팀들보다 남자 주자가 15m 가량 더 뛰었다. 실제로 두 팀의 2번 주자가 다른 팀들보다 앞서 있었던 것은 이같은 이유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이를 주최측의 잘못으로 돌리면서 결승에 진출시킨 것이다.
다만 진행요원이 두 나라에만 잘못된 위치를 알려줬다는 것을 이해하기 힘들다는 지적도 나온다.
앞서 지난 2016 리우 올림픽에서도 미국 대표팀은 여자 400m 계주에서 배턴을 떨어뜨리는 실수를 해 실격을 받았지만 다른 팀의 방해가 있었다는 이유로 나홀로 재경기를 펼쳤다. 재경기를 통해 미국은 결승에 올랐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하지만 미국이 결승에 진출한 대신 이미 결선행 티켓을 받았던 중국을 떨어뜨리면서 중국측이 강하게 반발하기도 했다.
육상팬들도 이번 대회 1600m 혼성 계주 경기 결과를 납득할 수 없다
[고득관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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