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가 윈 나우를 위해 외국인 타자를 교체했다.
새로 영입된 선수는 좌타자 저스틴 보어(33)다.
메이저리그와 일본프로야구 한신 타이거즈에서 뛰었던 보어는 우투좌타 1루수로 메이저리그 통산 559경기에 출전해 타율 0.253, 92홈런과 303타점을 기록했다. 2015시즌부터 2018시즌까지 4년 연속 두 자릿수 홈런을 기록한 거포다.
↑ LG 새 외국인 선수 보어가 좋은 인품으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사람 좋으면 꼴찌라는 편견을 깰 수 있을지 주목된다. 사진(서울 잠실)=김재현 기자 |
그 어떤 외국인 선수도 뚜껑을 열어 보기 전에는 성적을 장담할 수 없다.
다만 보어에게 확실하게 기대할 수 있는 것이 한 가지 있다. 그가 매우 좋은 사람이라는 점이다. 팀 플레이어로서 LG에 녹아들려는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이 있다.
보어는 아시아권 야구에 대한 존중을 갖고 있는 선수다.
메이저리거 시절 한솥밥을 먹었던 이치로의 야구에 반해 일본으로 건너와 이치로의 개인 훈련에 동참한 적이 있을 정도였다.
일본 프로야구에서도 특유의 친화력과 겸손한 자세가 높은 평가를 받았다.
아사히 신문 계열 주간지인 아에라는 그런 보어를 퇴출하고 로하스를 영입한 한신의 선택이 잘못될 가능성이 높다고 일찌감치 예상한 바 있다.
매체는 시즌이 들어가기 전 우선 보어와 재계약 하지 않은 것이 아쉬운 이유를 설명했다.
보어는 일본 야구에 어떻게든 적응하려고 노력했고 일본 문화와 야구에 대한 존중이 있는 선수였다. 심지어 2군에 내려갔을 때도 적극적으로 조언을 받아들이고 부활하기 위해 노력하는 자세를 보였다. 또한 성적도 점차 나아질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었다. 메이저리그 당시에도 첫 해엔 다소 고전했지만 이듬해 좋은 모습을 보여주는 경우가 있었다.
일본 프로야구에 대한 적응력을 키우고 있는 과정이었기 때문에 일본에서 2년차엔 성과를 낼 수도 있었다. 최근에도 히로시마의 브래드 엘드레드가 3년차에 꽃을 피운 경우가 있었다. 앨드레드역시 일본 프로야구에 적응하기 위해 노력했고 일본 야구를 존중한 선수였다고 언급했다.
"일본 프로야구는 특성이 있다. 스트라이크가 아닌 볼 위주로 승부를 건다거나 이른 타이밍에 변화구를 주로 섞는다던가 하는 특유의 방식이 있다. 새롭게 일본 야구를 접하는 선수들에게는 어려운 과정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일본이라는 단어를 한국으로만 바꾸면 보어에 대한 기대치가 그만큼 높아진다고 할 수 있다.
한국 야구와 문화에 적응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보어의 그림이 그려지기 때문이다.
LG가 좋은 선수를 영입한 것인지는 지켜봐야 겠지만 일단 좋은 사람을 스카우트한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보어는 자가격리 중 “나와 LG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KBO리그에 왔다. LG의 일원으로 한국시리즈 우승을 위해 한국에 왔고, 팬과 LG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며 KBO리그 입성 소감을 밝혔다.
누구나 하는 말이지만 보어가 한 이야기이기 때문에 무게감이 남다르다고 할 수 있다. 진정으로 팀을 위해 뛸 준비가 돼 있는 선수이기 ??문이다.
'사람 좋으면 꼴찌'라는 말이 있다. 최고가 되기 위해선 악역도 마다하지 않아야 한다는 뜻이다.
외국인 선수도 마찬가지다. 인성만으로는 성적을 담보할 수 없다. 다만 보어처럼 적응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선수는 성공 확률이 높은 것 또한 사실이다.
단순히 착한 선수가 아니라 문화를 존중하고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선수가 보어다. '사람 좋으면 꼴찌'라는 편견을 깰 수 있는 중요한 덕목을 가진 선수다.
일단 출발은 좋다. 실전 두 경기 만에 안타를 신고
보어는 7월31일 한화와 퓨처스리그 경기에 4번 지명 타자로 출장해 2타수 2안타 2볼넷 1타점 1득점의 활약을 펼쳤다.
'좋은 사람' 보어가 선한 영향력을 발휘하며 '윈 나우' 버튼을 누른 LG의 우승에 힘을 보탤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서울(잠실)=정철우 MK스포츠 전문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