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반기엔 김상수가 공격에서도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부상 회복 여부가 관건 이다."
허삼영 삼성 감독이 후반기 전력 구상을 밝히며 한 말이다.
김상수의 타격 메커니즘이 전반기 막판 확실한 상승세를 보였다는 것이다. 부상만 발목을 잡지 않는다면 충분한 전력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 김상수가 부상 이전 타격 페이스를 찾을 수 있을까. 그렇게만 된다면 삼성은 좀 더 큰 꿈을 꿀 수 있게 된다. 사진=MK스포츠 DB |
70경기에 출장해 타율 0.211 1홈런 16타점을 기록하는데 그쳤다. 출루율도 0.307에 불과했고 장타율은 0.257에 그쳤다. OPS가 0.564 밖에 되질 않았다.
타자로서 팀에 전혀 힘을 실어주지 못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김상수의 타순은 어느새 쉬어가는 타순으로 인식되기 시작했다. 하위 타선에서 제 몫을 해줘야 할 선수가 부진하며 삼성 공격력도 응집력이 다소 떨어질 수 밖에 없었다.
그러나 전반기 막판, 김상수는 달라지는 모습을 보였다.
막판 10경기서 타율이 0.323이나 됐다. 7월1일 경기서는 시즌 첫 홈런을 때려내기도 했다. 급격한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었다.
하지만 부상이 발목을 잡았다. 손목 통증이 생기며 7월2일 이후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허삼영 감독은 8일 대구 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릴 예정인 KT위즈와의 시즌 7차전에 앞서 김상수를 엔트리에서 제외했다.
허 감독은 "창원 때부터 과거 수술 부위였던 손목 근육 손상으로 경기를 계속 못나갔다. 훈련하다가 진전이 없어서 내려보냈다. 전반기는 힘들 것 같다. MRI 결과 염증 소견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갑작스러운 부상보다는 과사용으로 인한 누적 부상"이라고 설명했다.
아쉬움이 클 수 밖에 없었다. 김상수는 분명 살아나고 있었기 때문이다.
허 감독은 "김상수가 후반 막판 자신의 메커니즘을 다시 찾았다. 말로 다 표현하긴 어렵지만 좋았을 때의 감과 타격폼, 밸런스가 돌아왔다. 좋은 흐름을 타고 있었는데 부상 때문에 빠진 것이 뼈아팠다"고 말했다.
그러나 한 번 잡은 감이 쉽게 사그러들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 봤다. 부상만 아니라면 후반기 시작과 함께 팀 타선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허 감독은 "어렵게 찾은 타격감이기 때문에 쉽게 사라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문제는 부상이다. 부상에서 얼마나 빨리 회복하느냐가 중요하다. 일단 2군 경기를 7월30일부터 내보내고 있는데 이 과정에서 좋은 결과가 있다면 후반기 정상 복귀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허 감독의 바람은 현실이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김상수는 재활 경기로 치른 롯데와 2군 경기서 두 경기 연속 안타를 뽑아냈다. 실점 감각이 떨어지지 않았음을 확인한 안타였다. 부상에 대한 우려도 지워내는 활약이었다.
또한 부상 전에 좋았던 타격 밸런스도 다시 찾을 수 있다는 희망을 확인했다. 대단히 폭발력이 있었던 것은 아니지만 부상 이후 첫 실전이었다는 점에서 의미를 찾을 수 있었다.
김상수가 하위 타선에서 중심을 잡아주면 삼성 타선은 크게 달라질 수 있다. 이학주 김동엽도 살아나는 페이스 속에
수비에선 더 이상 바랄 것 없는 최고의 2루수다. 타격까지 살아난다면 그야말로 금상첨화다. 삼성의 후반기 반격의 키 플레이오 중 한 명으로 꼽을 수 있다.
과연 '공격 되는 김상수'는 가능할 것인가. 일단 출발은 나쁘지 않다.
[정철우 MK스포츠 전문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