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문(63)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야구 국가대표팀이 미국에 덜미를 잡히며 2회 연속 올림픽 금메달 도전에 빨간불이 켜졌다.
한국은 31일 일본 요코하마의 요코하마스타디움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조별예선 B조 2차전 미국과의 경기에서 2-4로 졌다.
한국은 이날 1회초 선취점을 얻어낸 뒤 선발투수로 나선 고영표(30)가 3회까지 미국 타선을 압도하며 순조롭게 경기를 풀어갔다. 하지만 고영표가 4회말 역전 2점 홈런, 5회말 솔로 홈런을 허용해 1-3으로 경기가 뒤집혔다. 5회말 피홈런의 경우 2사 후 나왔기에 아쉬움이 더 컸다.
↑ 도쿄올림픽 야구대표팀 투수 원태인이 지난 29일 이스라엘과의 경기에서 4회초 마운드를 내려가고 있다. 사진=천정환 기자 |
한국은 조별예선 첫 경기였던 지난 29일 이스라엘전 원태인(21)이 3이닝 2실점으로 물러난 데 이어 2경기 연속 선발투수가 5회를 채우지 못한 채 조기강판 됐다.
앞으로 남은 일정도 문제다. 국내 평가전에서 가장 좋은 컨디션을 보여줬던 원태인, 고영표가 고전하고 있는 가운데 1일 도미니카공화국과의 녹아웃 스테이지 선발투수로 내정된 이의리(19)까지 일찍 교체된다면 마운드에 과부하가 걸릴 수밖에 없다.
김 감독은 지난주 일본 출국에 앞서 도쿄올림픽 마운드 운용 계획에 대해 "선발투수들이 길게 던져주기를 기대하고 있다. 5이닝 정도씩 던져주면 불펜 소모가 줄어들 것 같다"면서도 "투수교체 타이밍이 빠를지도 모르겠다. 야구는 정답이 없는 만큼 최대한 상황에 맞게 하려고 한다"며 최종 엔트리에 뽑힌 11명의 선수들을 폭넓게 기용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냉정하게 봤을 때 이번 대표팀의 경우 확실히 1경기를 책임져 줄 수 있는 에이스가 없다. 금메달 신화를 썼던 2008 베이징올림픽 당시에는 류현진(34), 김광현(33), 장원삼(38), 송승준(39) 등 선발투수들이 제 몫을 확실히 해줬다. 외려 불펜은 윤석민(35), 정대현(43) 외에 확실히 뒷문을 맡길 수 있는 자원이 많지 않았다. 선발진이 이닝을 넉넉하게 먹어주면서 금메달의 발판을 놓을 수 있었다.
↑ 도쿄올림픽 야구대표팀 투수 고영표가 지난 31일 미국과의 경기에서 5회말 2사 후 교체되며 아쉬워하고 있다. 사진(일본 요코하마)=천정환 기자 |
하지만 매 경기 선발투수들의 조기
미국전에서 침묵한 타선도 분발이 필요하지만 선발투수들이 조금 더 힘을 내야만 금메달이라는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
[김지수 MK스포츠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