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언론 '미국 체조팀에 남은 최고의 희망' 평가
도쿄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딴 미국 체조선수가 '순이(Suni)'라는 유명한 한국인 이름으로 불려 눈길을 끕니다.
현지시간으로 29일 CNN방송 등은 미국의 수니리(18)가 도마, 이단평행봉, 평균대, 마루운동의 4개 종목을 합산하는 기계체조 개인종합에서 금메달을 획득했다고 보도했습니다.
특히 그는 본명이 수니사리(Sunisa Lee)지만 미국 언론들에 의해 약칭으로 '수니리(Suni Lee)'로 불리고 있어 자칫 '이순이'라는 이름으로 한국계일 것도 같지만, 그는 중국 소수민족의 뿌리를 가진 미국 토박이입니다.
만 18살인 그는 미국 체조팀의 보물로, 어제(29일) 저녁 열리는 도쿄올림픽 여자 체조 개인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습니다. 체조의 살아있는 전설인 시몬 바일스가 급작스럽게 기권한 뒤 새로운 버팀목으로 역할을 해내고 있는 그에게는 '미국 체조팀에 남은 최고의 희망' '바일스의 빈자리를 채워준 빛나는 보석같은 선수' 같은 평가가 쏟아지는 중입니다.
수니리는 중국 몽족 출신입니다. 몽족은 중국의 묘족이 자신들을 지칭하는 말이며 동이족의 시조로 알려진 치우의 후손을 자처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옛날 중국 중원에서 큰 세력을 형성하고 살다 한족에 밀려 중국 남부와 동남아시아로 쫓겨났지만 5년천 역사의 말과 풍습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습니다.
수니리의 조상은 중국에서 라오스와 태국 등지로 이주했습니다. 이후 베트남전쟁 발발 당시 미국에 협력했지만, 미국이 도중에 철수하면서 목숨을 잃거나 난민 신세가 돼 1970~80년대 미국에 정착했고, 위스콘신주와 미네소타주에 가장 큰 공동체를 형성했습니다.
리는 이 중 미네소타주에서 자랐습니다. 리의 아버지는 엘르 잡지와 진행한 인터뷰에서 "역대 미국에서 몽족 출신이 이뤄낸 제일 큰 성과"라며 "역사적으로 길이 남을 것"이라고 소감을 전했습니다.
올림픽에 출전한 최초 몽족 출신 미국인인 그는 6살 때부터 코치의 지도 아래 체조를 배우기 시작해 9살 때는 평균대에서 공중제비돌기를 하는 등 체조의 소질을 타고났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리는 14살 때 미국 주니어국가대표단에 들어갔고 2018년 이단평행봉 전국선수권 대회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면서 점차 올림픽 참가의 꿈에 가까워졌습니다.
그러나 승승장구하던 그에게도 위기는 있었습니다. 2019년 아버지
또 팬데믹 속 아시아 혐오와 인종차별이 증가하는 상황에서 이번에 승리를 거머쥔 리는 "그들은 우리를 이유 없이 혐오한다"며 "우리가 그들이 말하는 것 이상이라는 점을 보여주는 것은 멋진 일일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