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스 없는 현실에 적응하라."
도쿄 올림픽 금메달을 노리는 대한민국 대표팀에 투수 교체가 화두로 떠올랐다.
한 경기를 믿고 맡길 수 있는 에이스가 없는 상황. 짧게 끊어가는 전략으로 상대의 흐름을 차단할 수 밖에 없다. 이스라엘과 1차전에서는 절반의 성공을 거뒀다. 이젠 그 반쪽도 채워야 할 차례다.
↑ 각각 NC와 고양 원더스 시절의 김경문 감독(왼쪽)과 김성근 감독. 사진=MK스포츠 DB |
김경문 대표팀 감독은 선수 선발 당시부터 같은 고민을 했다. 에이스가 없는 상황에서 어떻게 투수 운영을 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컸다.
지금도 그 고민은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면서 꺼낸 인물이 김성근 현 소프트뱅크 코치 고문이다. 김 감독은 "투수를 짧게 끊어가는 수 밖에 없다. 가동할 수 있는 자원을 충분히 활용하며 경기를 치를 것이다. 김성근 감독님과 경쟁하며 배웠던 것을 이번 대회에 쏟아부을 생각"이라고 말했다.
김성근 고문은 벌떼 야구로 불리는 마운드 총 동원형 감독이었다. 상대의 흐름에 따라 짧게 투수 교체를 끊어가며 흐름을 차단했다.
김경문 감독도 ?A으로 같은 스타일의 야구를 할 가능성이 높다.
이 전략이 통하기 위해선 대표팀 투수들의 컨디션이 일정하게 올라와야 한다. 부진한 선수가 나오면 이 전략을 중간부터 어그러지게 된다.
다행히 전체적인 투수들의 컨디션은 나쁘지 않은 상황.
이스라엘전에 나섰던 원태인과 최원준도 구위 자체는 나쁘지 않았다. 다만 김 감독이 조금 길게 끌고 간 선택을 한 것이 큰 것 한 방으로 이어졌다.
김 감독의 투수 교체 타이밍을 점차 더 짧아 질 수 있다. 경기가 거듭되고 중요도가 높아질 수록 벌떼 야구는 더 힘을 받을 전망이다.
투수 교체는 감독의 데이터와 직감, 불펜에서의 준비, 투수들의 몸 상태 등이
김경문 감독이 김성근 고문의 스타일을 벤치 마킹하며 에이스 없는 야구의 힘을 보여줄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정철우 MK스포츠 전문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