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명대로 경기를 지배했다. 한국 야구의 첫 승리에는 유격수 오지환(31·LG트윈스)의 공·수에 걸친 맹활약이 있었다.
김경문 감독이 이끄는 한국 야구대표팀은 29일 일본 가나가와현 요코하마시 요코하마스타디움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야구 B조 조별리그 이스라엘과 1차전에서 6-5로 이겼다.
힘겨운 승리였다. 9회 정규이닝까지 5-5로 승부를 가리지 못해 10회 연장 승부치기 끝에 양의지(34·NC다이노스)의 끝내기 밀어내기 사구로 이겼다. 어쨌든 첫 경기를 승리하며 패자부활전이 산재해 있는 녹아웃 스테이지를 유리하게 가져갈 수 있게 됐다.
↑ 29일 오후 일본 요코하마 스타디움에서 "2020 도쿄 올림픽" 야구 오프닝 라운드 B조 이스라엘과 대한민국의 경기가 열렸다. 4회말 2사 1루에서 오지환이 투런포를 치고 기뻐하고 있다. 사진(일본 요코하마)=천정환 기자 |
타석에서는 4타수 3안타 1볼넷 3타점 1득점을 올렸다. 단순히 기록만 좋은 게 아니라 영양가도 좋았다.
이스라엘은 선발 존 모스콧이 1회말 1번타자 박해민(31·삼성 라이온즈)만 상대하고 내려간 뒤 두 번째 투수 제이크 피시먼의 호투에 주도권을 잡는 듯했다. 여기에 3회초 이안 킨슬러의 선제 투런포까지 터졌다.
한국으로서는 경기가 말리는 듯했다. 하지만 4회말 곧바로 2-2 동점을 만드는데 성공했다. 바로 동점을 만드는 상황에 오지환의 방망이가 빛났다. 오지환은 2사 후 강민호(36·삼성)의 안타로 만든 1루 찬스에서 피시먼을 공략해 우측 담장을 넘어가는 동점 투런포를 터트렸다.
이어 오지환은 6회 3번째 타석에서 볼넷으로 출루했고, 4-4로 맞선 7회 2사 2루 상황에서 중견수 방면 역전 적시 2루타를 때렸다.
수비에서도 물샐 틈 없는 듯한 범위와 안정감을 보여줬다. 두 번째 투수 최원준(27·두산 베어스)이 라이언 라반웨이에 투런 홈런을 맞기 전 상황에서는 파울 지역까지 혼신의 힘을 다해 뛰어가 뜬공 처리하는 장면을 만들어냈다. 땅볼 타구는 손쉽게 처리했다.
오지환은 결승타의 주인공이 될 수 있었지만, 9회초 1사 후 마무리 오승환(39·삼성)이 라반웨이에 동점 솔로포를 허용하면서, 결국 연장 승부를 치러야 했다. 연장 10회말 2사 만루에서 양의지(34·NC다이노스)가 밀어내기 사구를 얻어내 짜릿한 끝내기 승리를 거뒀다.
오지환의 활약이 없었더라면 힘겨운 승
말그대로, 자신의 별명처럼 경기를, 이스라엘전을 지배한 오지환이었다.
[안준철 MK스포츠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