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일선물을 받은 기분이었다."
28일(한국시간) 미국 펜실베니아주 알투나에 있는 피츠버그 파이어리츠 더블A 알투나 커브의 홈구장 피플스 내츄럴 가스필드. 이곳에서 만난 배지환(22)은 전날 가진 전화 통화를 떠올리며 미소지었다.
전날 그의 소속팀 파이어리츠는 뉴욕 양키스에 불펜 투수 클레이 홈즈를 내주고 디에고 카스티요와 박효준 두 명의 내야수를 영입했다. 양키스에서 기회를 얻지 못하던 박효준은 이번 트레이드로 기회를 얻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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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지환은 같은 팀에 합류한 박효준과 메이저리그에서 함께 뛰는 상상을 했다. 사진(美 알투나)= 김재호 특파원 |
박효준은 파이어리츠 산하 트리플A에 합류할 예정이다. 배지환과는 팀이 다르다. 그래도 그는 이를 반겼다. "(강)정호형과 있어봐서 같은 한국 선수가 팀에 있는 것이 얼마나 힘이 되는지를 느껴봤다"고 말했다.
경쟁자가 더 늘었다는 생각은 안들었을까? 그는 고개를 저었다. "효준이형과 나와 연차가 차이가 있다. 효준이형은 빅리그에 부름을 받을 선수이고, 나는 아직 시간이 걸릴 것이다. 형이 미국에서 3년이나 더 선수 생활을 했으니까 야구말고도 배울 점이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한 타석이기는 했지만, 빅리그에 데뷔한 선배 박효준의 모습은 너무나도 대단해보였다. "축하를 해주고싶은데 우리 경기 시간과 겹쳤다. 경기 중간마다 클럽하우스에 들어가서 상황을 확인했다. 나중에 하이라이트를 봤는데 홈런을 쳤으면 좋았을텐데 초구에 아웃됐다."
일단은 차이가 있지만, 둘이 같이 빅리그에서 뛰는 모습을 상상하는 것까지 막을 수는 없다. 그는 "우리끼리 얘기한 것인데 빅리그에서 둘이 함께 키스톤 콤비를 보는 장면을 상상만해도 설렌다"고 말했다.
불가능한 시나리오는 아니다. 그는 "원하는 대로 된다면 나는 내년에 트리플A에서 시작하고, 형은 올해 빅리그에서 자리를 잡고해서 내가 올라갔을 때 형이 뛰고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며 최상의 시나리오에 대해 말했다.
[알투나(미국) = 김재호 MK스포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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