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웰 코치 명성에 흠집을 내선 안된다."
큰 기대를 모았지만 정작 일본 프로야구 데뷔 후 실망스런 모습을 보였던 외국인 타자에게 일본 언론이 경고 메시지를 보냈다.
그를 추천한 코치의 명성에 먹칠을 해서는 안된다는 단호한 어조를 보였다.
↑ 주니치 외국인 타자 가버가 실망스런 타격으로 일본 언론의 직격탄을 맞았다. 사진=주니치 SNS |
가버는 올 시즌이 시작되기 전 주니치와 연봉 5000만 엔(약 5억 원)에 계약했다. 외국인 선수 치고 고액 연봉은 아니었다.
하지만 기대치는 꽤 높았다. 추천한 인물이 믿을만한 야구인이었기 때문이다.
가버를 주니치에 추천한 사람은 파웰 주니치 타격 코치였다. 파웰 코치의 적극적인 추천으로 주니치 유니폼을 입을 수 있게 됐다.
파웰 코치는 주니치서 큰 성과를 낸 인물이다.
1994년부터 1996년까지 3년 연속 타격왕에 오르며 주니치 타선을 이끌었던 레전드 출신이다.
주니치 퇴단 후에도 일본에서 좀 더 플레이하고 싶다는 뜻을 밝히며 연봉이 깎이는 것을 감수하고 마지막해 한신에서 뛰었을 만큼 일본 야구에 대한 애정도도 깊은 지도자다.
파웰은 좋은 타격 능력과 함께 높은 인품을 지닌 인물로 일본 야구계에서 존경을 받는 인물이다.
그런 파웰 코치가 추천한 선수였으니 기대치가 높을 수 밖에 없었다.
그러나 가버의 성적은 기대 이하였다.
12경기에서 45타수 7안타, 타율 0.156, 0홈런, 1타점을 기록한 뒤 2군 떨어졌다. 지난 시즌 마이너리그가 중지되어 실전 감각이 부족했다고는 해도 너무도 부진한 성적이었다.
5월 14일 야쿠르트전(반테린 돔)은 상징적이었다.
1점을 쫓는 3회 1사 1, 2루. 마운드에는 긴급 등판한 곤노가 서 있었다. 하지만 가버는 3구 삼진으로 물러났다. 모두 140km대 중반의 패스트볼에 헛스윙하며 삼진.
5회 무사 1루에서 이번엔 우메노를 상대했지만 다시 패스트볼에 당하며 헛스윙 삼진. 2타석 연속 3구 삼진의 뼈아픈 사태에 반테린 돔은 그저 조용해 졌다고 한다.
이 직후인 17일 등록이 말소됐다. 요다 주니치 감독은 "결과가 전부이므로 그대로 판단해 가지 않으면 안 된다"라고 설명했다.
2군에선 허리 부상까지 겹쳐 좋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코로나 탓에 일본 방문이 늦어져 캠프에 참가할 수 없었던 등 이유가 있기는 했다. 하지만 140km를 조금 넘는 패스트볼 마저 방망이가 따라가지 못하는 등 기본부터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다.
일본 야구 유력지인 주간 베이스볼은 "올림픽 중단 기간에는 갈라쇼 매치가 짜여 있다. 몸만 건강하다면 기회는 주어질 것이다. 거기서 얼마나 실력을 보여줄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고 꼬집은 뒤 "이대로 파웰의 이름을 더럽힐 수는 없다"고 냉
외국인 선수에게 유독 냉정한 일본 언론이지만 이 정도 직접적인 표현을 쓰는 경우는 많지 않다. 그만큼 가버에 대한 실망이 컸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과연 가버가 짧았지만 메이저리그를 경험(30경기)했던 타자로서 명예를 되찾을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정철우 MK스포츠 전문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