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표는 같지만 목표로 가는 방법에는 차이가 있다.
같은 야구지만 서로 다른 곳을 보고 있다. 마치 좁혀지지 않는 양국 사이를 보는 듯 다른 접근을 하고 있다.
도쿄 올림픽 금메달을 노리는 한국 야구 대표팀과 일본 야구 대표팀 이야기다.
↑ 김경문(왼쪽) 한국 대표팀 감독과 이나바 일본 대표님 감독이 서로 다른 야구관으로 도쿄 올림픽 금메달을 향하고 있다. 사진=MK스포츠 DB |
발이 빠른 김혜성을 중용할 뜻도 넌지시 내비쳤다.
박민우의 국가대표 사퇴로 주전 2루수 자리가 공석이 된 상황. 최주환이 있지만 그 보다는 발 빠른 김혜성을 테이블 세터로 투입해 상대의 틈을 노리는 것을 먼저 생각하고 있음을 밝힌 바 있다.
김경문 감독은 원래 선이 굵은 야구를 선호한다. 하지만 국제대회라는 특성상 찬스가 왔을 때 확실하게 상대를 압박할 수 있는 공격 전술을 쓰겠다는 것이 이번 대회의 방침이다.
김 감독은 "국제 대회는 생소한 투수를 상대해야 하기 때문에 점수가 많이 나오지 않을 수 있다. 점수를 짜내는 방법에도 신경을 많이 쓸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투수 운영도 벌떼 마운드로 운영할 가능성이 높다. 확실한 에이스가 없는 만큼 끊어가는 야구로 토너먼트를 맞이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김 감독은 일본으로 떠나가기 전 "잦은 투수교체를 활용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일본은 반대다. 큰 것 한방으로 승부를 가르겠다는 전략을 짜고 나왔다.
이나바 아츠노리 일본 대표팀 감독은 26일 일본 언론과 인터뷰서 "역시 국제 대회는 빠른 발 만으로는 이길 수 없다. 스피드도 중요하지만 파워, 즉 홈런이 필요하다. 일본의 소프트볼 경기서도 결국 홈런이 승부를 가름했다. 홈런을 칠 수 있는 타자들을 중용하겠다"고 밝혔다.
확정 발표는 아니지만 이나바 감독은 평가전에서 1번 타자에 야마다 데츠토(29. 야구르트)를 꾸준히 기용하고 있다. 큰 이상이 없다면 야마다의 톱 타자 출장은 정해진 것이나 다름 없다.
일반적인 의미의 톱타자와는 거리가 있다. 야마다는 컨택트 능력이 최근 크게 떨어졌기 때문이다.
야마다의 올 시즌 타율은 0.268에 불과하다. 출루율은 조금 높은 편이지만 0.367로 톱 타자에게 어울리는 숫자는 아니다.
그럼에도 이나바 감독은 야마다를 1번에 꾸준히 기용하고 있다. 1번 타자부터 상대에게 홈런에 대한 부담을 안겨주겠다는 계산으로 해석된다.
야마다는 올 시즌 전반기서만 25개의 홈런을 쳤다. 장타율이 0.559나 된다. 예전 만큼의 기량은 아니지만 파워 툴 하나만큼은 여전히 살아 있다.
한국과 일본은 금메달이라는 공동의 목표가 있다. 그러나 금메달을 향해 가는 방법은 완전히 반대다. 한국의 잔 야구와 일본의 빅볼이 어떤 결과를 낼 것인지가 중요한 대목이다.
섬세함을 강조한 한국과 큰 것 한 방을 중시하고 있는 일본. 서로 다른 접근법이 어떤 결과로 이어지게 될지 지켜볼 일이다.[ⓒ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