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올림픽 야구대표팀 내야수 최주환(33, SSG 랜더스)은 태극마크를 달고 들어선 첫 타석부터 홈런포를 쏘아 올리며 멋진 신고식을 치렀다.
최주환은 23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상무와의 평가전 ‘데일리 MVP’에 선정되는 영예를 안았다.
이날 벤치에서 경기를 시작한 최주환은 6회초 김현수(33, LG 트윈스)의 대주자로 경기에 투입됐다. 이어 대표팀이 6-0으로 앞선 7회초 2사 1, 2루의 득점 기회에서 상무 투수 배재환(26)을 상대로 우측 담장을 넘어가는 비거리 126m의 3점 홈런을 폭발시켜 스코어를 9-0으로 만들었다.
↑ 도쿄올림픽 야구대표팀 내야수 최주환이 23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상무와의 평가전에서 7회초 3점 홈런을 기록한 뒤 기뻐하고 있다. 사진(서울 고척)=김영구 기자 |
최주환은 경기 후 “대표팀 경기를 처음 뛰었는데 의미 있는 홈런이 나온 것 같다”며 “벤치에서 경기를 지켜봤을 때 타선이 짜임새가 있다고 느꼈다. 다들 타격감도 괜찮아 보인다”고 소감을 전했다.
최주환의 ‘김경문호’ 승선은 깜짝 발탁이었다. 개막 후 햄스트링 부상으로 이탈했던 시기를 제외하면 전반기 뛰어난 활약을 펼쳤지만 올림픽 최종엔트리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한 이는 많지 않았다.
하지만 김경문(63) 감독은 과감하게 최주환을 발탁했다. 최종엔트리 발표 당시 “최주환은 중요한 상황에서 기용할 대타로 생각했다”며 승부처 때 중용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최주환도 “대표팀에 처음 뽑힐 때 기사를 통해 (감독님의) 기용법을 접하고 알게 됐다”며 “나는 처음부터 주전으로 뛰었던 선수가 아니다. 백업부터 시작해서 대타를 많이 나가봤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최주환은 대타로 투입돼 매번 좋은 결과를 만들어내기 어렵다는 점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그러나 가슴에 태극마크를 달고 나라를 대표해 올림픽 무대를 밟게 된 만큼 주어진 상황에서 최선을 다해 승리에 보탬이 되고 싶다는 각오를 밝혔다.
최주환은 “대타로 나갔을 때 꼭 쳐야 한다는 마음을 먹기보다 투수와 싸우면서 기에서 눌리지 않는 게 중요할 것 같다”며 “대표팀에서 태극마크를 달고 뛰면 소속팀 경기와는 또 다를 것 같다
이어 “단 한 번이라도 중요한 순간에 국가를 대표해서 승리를 가져오는데 보탬이 된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을 것 같다”며 결정적인 순간 한방을 치고 싶다는 바람도 전했다.
[고척(서울)=김지수 MK스포츠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