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올림픽 일본 야구 대표팀에는 한국 마무리 오승환(39.삼성)을 기억하는 사람들이 많다.
함께 리그에서 뛴 경험이 있는 이나바 감독을 비롯해 많은 선수 및 코치들이 오승환을 알고 있다.
2014년과 2015년 2년 연속 구원왕을 차지했던 임팩트가 있었기에 더욱 깊은 인상을 남겼다.
↑ 2014년 신인으로 오승환과 처음 만나 짧은 인연을 나눈 일 대표팀 포수 우메노. 승부를 떠나 오승환과 재회를 기대하고 있다고 한다. 사진=한신 SNS |
한신 주진 포수로 자리잡으며 대표팀까지 선발된 우메노 류타로(30)가 주인공이다.
둘의 인연은 2014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오승환은 바다 건너 일본 땅을 처음 밟고 우메노는 신인으로 한신 타이거스에 입단했다. 둘은 빠르게 의기 투합을 했다.
우메노는 신인 시절부터 1군 스프링캠프에 합류하는 등 재능을 인정 받았다. 만만찮은 타격 능력을 갖고 있어 포수 포지션에서 공격력을 원했던 한신의 바람과 접점이 많았다.
그 해 팀 내 포수 최다인 92경기 출장 기록을 세웠다. 자연스럽게 오승환과 호흡을 맞추는 경우가 많았다.
2015년에는 잠시 주춤했다.
볼 배합에서 단점이 드러나며 벤치의 신뢰를 얻는데 실패했다. 2015시즌엔 56경기를 뛰는데 그쳤다.
그렇게 오승환과 인연도 끝이 나는 듯 했다. 오승환이 메이저리그에 진출하며 더 이상 만날 기회가 없었다.
하지만 이번엔 대표팀 대 대표팀, 라이벌 관계로 만나게 됐다.
우메노는 오승환과 재회를 목 빠지게 기다리고 있다.
우메노는 20일 대표팀 훈련이 끝난 뒤 취재진에서 오승환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표정까지 바뀌며 각오를 이야기 했다.
우메노는 "만나는 것을 무척 기대하고 있다. 인간적으로도 굉장히 좋은 사람이라서 정말 여러 가지 이야기를 하고 싶다. 선수로서 존경할 수 있는 선수였다. 물론 상대로서는 지고 싶지 않다. 경쟁국이 될 것이기 때문에 정말 열심히 싸울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닛칸 스포츠는 "한여름 내내 내리쬐던 피로가 훈련 후 싹 가신다. 그 이름을 듣자 우메노의 표정은 확 달라졌다. 오승환. 루키 이어 인 2014년과 2015년 배터리를 짰던 전 짝이다. 오승환은 한신 시절 2년 연속으로 세이브왕에 올랐다. 메이저리그에서도 통산 42세이브, 42홀드를 기록한 한국을 대표하는 레전드다. 대표팀 추가 소집이 결정돼 수호신을 맡을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라이벌과는 결승 토너먼트에서 대전할 가능성이 있다. 또 하나, 도쿄 올림픽을 싸우는 모티베이션이 증가한 형태"라고 설명했다.
오승환 입장에선 프로에 갓 밉문했던 풋내기가 이젠 나라의 대표가 되어 대
7년 가까운 시간이 흘러 다시 재회하게 된다는 것 만으로도 설레일 수 있다. 하지만 적은 어디까지나 적일 뿐이다. 금메달을 향해서는 서로를 꺾어야만 하는 상황. 둘의 우정이 어떤 승부로 이어질 것인지 벌써부터 궁금해진다.
[정철우 MK스포츠 전문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