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집 훈련 2일차, 김경문호는 연습 시간 내내 마스크를 벗지 않았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18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부터 안전한 후반기 일정을 진행하기 위해 올림픽 브레이크 기간 동안의 방역수칙을 발표했다.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 상황에서는 지정 장소에서만 선수 개별 및 단체 훈련을 진행할 수 있고, 실내외 훈련 모두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했다.
이날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훈련을 가진 도쿄올림픽 야구대표팀은 전원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었다. 훈련을 지휘하는 김경문 감독은 물론, 이종열 수비코치도 마스크 위치에는 변함이 없었다.
↑ 18일 오후 고척스카이돔에서 2020 도쿄올림픽에 참가하는 한국 야구대표팀이 훈련을 진행했다. 김경문 대표팀 감독이 선수들의 훈련을 지켜보고 있다. 사진(서울 고척)=김재현 기자 |
선수들은 마스크를 착용한 상태에서 몸을 풀었고, 투수 수비훈련인 PFP(Pitcher Fielding Practice) 훈련을 비롯해 수비, 타격 훈련 등을 소화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4차 대유행이 시작되면서 최근 야구계에도 코로나19가 덮쳤다. 수도권은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가 내려졌다. 이런 와중에 일부 구단 선수들이 방역수칙을 위반한 술판을 벌여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했다. 결국 KBO는 긴급 실행위원회와 이사회를 통해 올림픽 브레이크를 일주일 앞두고 리그 중단을 선언했다.
비난 여론은 격해졌다. 특히 원정 숙소에서 지인 2명을 불러 술자리를 가져 방역수칙을 위반한 것으로 드러난 NC다이노스 박석민과 박민우, 권희동, 이명기는 72경기 출장 정지와 제재금 1000만 원, NC 다이노스 구단에게는 벌금 1억 원이 부과됐다.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완료한 박민우를 빼고 나머지 선수들은 모두 코로나19에 확진됐다. 이들이 불러들인 지인이 코로나19에 걸렸다는 판정을 받으면서 프로야구 대재앙이 시작됐다.
그러나 파문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았다. 한화 이글스와 키움 히어로즈 선수 각각 2명도 역학조사 과정에서 NC선수단이 부른 지인과 함께한 자리를 가진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한자리에 함께 한 사실을 속이기도 해 비난 여론에 기름을 부었다. 이 중 한명은 야구대표팀에 선발된 한현희(키움)으로 드러났다. 결국 대표팀에 선발됐던 박민우와 한현희는 대표팀을 사퇴했다. 대표팀에 뽑는다고 맞춰 준 백신을 술먹고 노는데 썼기 때문이다.
이들의 사퇴로 대표팀은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 훈련을 시작해야만 했다. 김경문 감독과 주장 김현수(LG트윈스), 강민호(삼성 라이온즈) 등 베테랑 선수들은 선수단 분위기를 다잡기 위해 고군분투했다.
선수들도 묵묵히 방역수칙에 따라 마스크를 제대로 착용하고 훈련을 소화했다. 턱스크, 코스크를 하는 장면은 찾을 수 없었다. 강민호는 “선수들에게 특별하게 이야기한 것은 없다. 하지만 수도권은 4단계까지 올라왔기 때문에 다들 조심하고 있다”며 “숙소에서도 서로의 방에서 잘 모이지 않고 있다. 모두가 예민하
30도를 훌쩍 넘어가는 날씨에 답답할 수 있지만, 선수단의 결연한 의지를 느낄 수 있는 마스크 훈련이었다. 마스크를 쓰고서도 ‘파이팅’을 외치거나 기합소리는 부쩍 크게 들렸다.
[고척(서울)=안준철 MK스포츠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