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문 구단의 숙명인가.
일본 프로야구 최고 명문 구단인 요미우리 자이언츠는 2012시즌 전반기를 2위로 마쳤다. 3위 야쿠르트 스왈로즈에 반 경기차로 쫓기고는 있지만 1위 한신 타이거스와 격차도 2경기에 불과하다.
후반기 성적에 따라 충분히 리그 우승 연패를 노려볼 수 있는 상황이다.
↑ 팬들이 원하는 요미우리 감독 1순위인 마쓰이 하데키. 하지만 돌아가는 팀 사정을 보면 마쓰이가 감독이 되기는 대단히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사진=요미우리 SNS |
그냥 구단 주변에서 흘러나오는 이야기가 아니다. 일본 언론에서 공식적으로 감독 교체를 화두로 삼고 있다.
하라 다츠노리 감독은 충분한 성과를 내고 있지만 성적과 관계 없이 올 해로 계약 기간이 끝나는 하라 감독의 용퇴를 기정 사실화 하고 있다.
우리 나라 같으면 상상도 할 수 없는 이야기다. 그런 소문이 도는 것 만으로도 감독 리더십에 상처가 될 수 있다. 하지만 요미우리 감독 문제는 언제나 이처럼 공개적으로 공공연하게 세간을 떠돌곤 한다. 최고 명문 구단의 감독이 안고 가야 할 숙명인지도 모른다.
현재 가장 유력한 후보로 떠오르고 있는 인물은 아베 2군 감독이다.
처음 2군 감독을 맡았을 때는 시대 정신과 맞지 않는 스파르타식 팀 운영으로 구설수에 오르기도 했지만 유망주들은 잘 키워 1군으로 많이 올려보내는 성과를 내며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하라 감독도 전반기가 끝난 뒤 그룹 보고회에서 "아베 감독이 젊은 선수 육성에 성공해 1군 운영에 큰 힘을 받았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사싱상 차기 감독으로 추천했다는 언론의 분석이 뒤따랐다.
요미우리 관계자는 닛칸 겐다이와 인터뷰서 "하라 감독은 올 시즌 3년 계약의 마지막 해로 이기든 지든 그대로 퇴임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차기 감독의 결정권을 가지는 야마구치 오너에게 자신의 후임 후보로 아베 2군 감독을 추천한 것은 틀림없다. 지도자 1년째였던 작년은 구단내에서의 평가도 나뉘고 있던 아베 2군 감독이지만, 2년째가 되어 많이 안정된 것 같고, 유망주들의 지도로 평가를 올리고 있다"고 말했다.
아베 2군 감독의 1군 감독설은 이미 지난해 2군 감독을 맡으면서부터 돌기 시작했다.
그러나 변수가 생겼다. 요미우리 레전드 투수 출신인 구와타 마스미 투수 치프 코치 보좌가 팀에 입성한 것이다. 구와타 코치 역시 유력한 감독 후보로 꼽혔다.
요미우리 관계자는 "차기 감독 레이스에 갑자기 구와타라는 새로운 후보가 투입돼 혼돈에 빠질 뻔 했지만 그렇지 않았다. 하라 감독은 아베에게 선양하고 싶었던 것이다. 이로써 한발 물러선 구와타는 내년은 '보좌' 직함이 떨어지고 정규 코치로 승격한다고 소문이 나 있다. 어찌됐건 코치에 머무를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설명 했다.
아베 2군 감독이나 구와타 코치 이전에 늘 강력한 후보로 언급되어 온 인물이 있다.
요미우리 레전드로 메이저리그 경험을 쌓은 마쓰이 히데키가 주인공이다.
그러나 이마무라 요미우리 사장은 지난해 낫칸 겐다이와 인터뷰서 "하라 감독 자신도 나가시마 감독 밑에서 코치를 해 적성을 증명해 보인 바 있다. 마쓰이는 요미우리에서 코치 등의 지도자의 경험을 하고 나서야 자격이 된다는 생각을 관계자 모두가 가지고 있다. 갑자기 감독이 되는 것은 어렵다고 본다"고 밝힌 바 있다.
닛칸 겐다이는 "요미우리에서 코치나 2군감독도 하고 있지 않는 마쓰이가 갑자기 감독으로 취임할 가능성은 낮다. 여기에 한세대 아래의 아베 정권이 탄생하면, 요미우리팬들이 원하는 마쓰이 감독 가능성은 거의 소멸하게 된다"고 분석했다.
요미우리 팬 다수는 마쓰이가 감독을 맡기를 바라고 있다. 하지만 돌아가는 형국은 마쓰이에게 유리하지 않다. 아베 감독이 취임하면 사실상 물 건너간 얘기가 될 수 있다.
요미우리 후계 구도가 어떻게 진행되건 공개적으로 후계자 싸움이 언급되는 것 자체가 놀
뻔히 좋은 성적이 나고 있는데 공공연하게 차기 감독 논의가 이뤄지는 곳. 요미우리는 정말 알다가도 모를 팀이다.
[정철우 MK스포츠 전문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