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어보지 않아서 답하지 않았다.”
침묵보다 나쁜 뻔뻔한 답변이 나왔다. 여성 둘을 원정 숙소로 불러 술판을 벌인 NC다이노스 사고뭉치들의 궁색한 변명이다.
박석민(36) 이명기(34) 권희동(31) 박민우(28)가 바로 그 주인공들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4차 대유행 와중에 지인을 원정 숙소로 불러 술판을 벌인 바로 그들이다.
↑ NC의 박석민 권희동 이명기(왼쪽부터)가 코로나19 감염경로 역학조사 당시 방역수칙을 위반하고 원정 숙소에서 벌인 술자리 자체를 감춘 것이 정순균 강남구청장 폭로를 통해 드러냈다. 사진=MK스포츠DB |
방역당국에 따르면 강남구는 15일 코로나19 확진 후 동선을 허위진술한 NC 선수 등 확진자 5명을 경찰에 수사의뢰했다.
강남구가 추가 역학조사를 벌인 결과 지난 6일 새벽 NC 선수 4명이 한 선수의 숙소 방에 모였고 일반인 2명이 합류해 총 6명이 한 공간에 있었음을 파악했다. 확진자는 박석민 이명기 권희동과 일반인 2명이다. 도쿄올림픽 대표팀 예비엔트리에 뽑힌 박민우는 백신 접종 혜택을 받아 음성 판정을 받았다.
어쨌든 이들은 방역수칙을 위반했고, 코로나19에 확진됐다. 더욱이 역학조사 결과에 물심양면으로 협조해도 모자랄 판에 허위진술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정순균 강남구청장은 15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하여 “코로나19에 감염된 NC 선수들은 방역 당국의 최초 역학조사에서 술자리가 있었다는 사실조차 말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코로나19에 감염된 NC 선수들은 확진 판정을 받기 전까지 이동 경로를 묻는 역학조사에서 문제가 된 음주 모임 자체를 언급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에 확진자 대표인 박석민은 “묻는 내용에 사실대로 대답했다”며 반발했다. 그러나 이는 자신들의 허위 진술을 인정한 것이었다. 이들은 1차 조사 과정에서 술자리가 있었던 날에 대한 질문이 없어 답하지 않았을 뿐이라고 항변하고 있다.
유체이탈 화법의 전형이다. 역학조사의 경우 자신들의 동선을 세세히 진술할 의무가 있다. 묻지 않았다고 해서 답하지 않았다는 건 뻔뻔한 행동이다.
이들은 부적절한 술자리를 숨기려고 했기에 역학조사에서 모임자체를 누락시키는 식으로 허위진술을 시도한 것이다.
역학조사에서는 당연히 확진자와 접촉 여부를 물어보게 돼 있다. NC 선수 3명은 함께 술을 마신 외부인 2명이 확진됐다는 사실을 이미 알고 있었음에도 1차 역학 조사에서 말하지 않아 방역에 혼선을 초래했다. 이들과 경기를 치른 두산 베어스에서도 확진자 2명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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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준철 MK스포츠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