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좋은 형인데 어떻게 방법이 없을까요?"
NC 박석민이 코로나 감염 예방 수칙을 어기며 단체 감염의 원인이 됐다는 지적이 나오자 대단히 많은 숫자의 선수들이 기자에게 물었던 질문이다.
평상시 리더십에 있어서는 최고였던 선배에 대한 걱정이 묻어나온 이야기다.
↑ 박석민은 후배들에게 존경 받는 선배였다. 때문에 이번 사건에선 더욱 무거운 처벌을 받아야 한다. 사진=MK스포츠 DB |
리더십에 있어서 한국 프로야구 선수 중 첫 손 꼽히는 선수였다. 늘 자기 자신 보다 선.후배나 동료들을 우선 생각했고 말 뿐 아니라 행동으로도 주위 사람들을 아낀다는 것을 보여준 선수였다.
한 선수는 "2군에서 막 올라와 경제적으로도 어려웠을 때 손에 쥐기 힘든 고가 배트를 아무 거리낌 없이 내준 선배였다. 후배들에게 늘 귀감이 되려 애쓴 선배로 기억하고 있다. 어려운 일을 당하게 돼 너무 안타깝다"고 말했다.
다른 팀 A선수도 "나와 크게 인연이 없었는데도 장비 같은 걸 나눠주곤 했었다. 가깝고 멀고를 가리지 않고 후배들에게 힘이 돼 주려고 애쓴 선배였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면 어려운 상황에 놓인 지금 뭔가 해주고 싶다. 그러나 방법이 없어 마음 아프다"고 했다.
박석민이 한 야구 선수를 떠나 좋은 인간이었다는 것을 알게 되는데는 오랜 시간이 필요치 않다.
그를 둘러 싼 많은 선수들의 증언만으로도 박석민이 얼마나 좋은 선수인지를 어렵지 않게 알 수 있다.
그러나 이번만은 면죄부를 받기 어렵다. 국가적 재난 상황 속에서 사회의 리더로서는 결격 사유에 해당하는 행동을 했기 때문이다.
박석민도 처음에는 그저 힘든 시기를 겪고 있는 후배들에게 힘이 되주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몇 몇 선수가 모이는 것 자체가 별 일 아니라고 생각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코로나 바이러스는 바로 우리 곁에서 항상 빈틈을 노리고 있다.
4단계 유행 단계에 접어들며 국가적인 비상 사태가 선언 된 상황이었다. 이 사회의 리더 중 한 명이라고 할 수 있는 프로야구 선수로서 더욱 더 방역 수칙에 철저했어야 했다.
선배로서 최고의 평가를 받고 있는 박석민이지만 후배들을 달래주고 격려하려 했다면 또 다른 방법을 생각해 냈어야 했다. 후배들을 불러 모으고 지인까지 동석하게 만든 행위는 쉽게 용서 받을 수 없다.
거듭 말하지만 박석민은 야구계에서 존경 받는 선배였다. 그렇기 때문에 더욱 이번 사건에 대해서 무거운 벌을 받아야 한다. 파급력이 큰 위치에 있었기 때문에 더 조심하고 안전하게 후배들을 이끌었어야 했다.
후배들이 그런 자리를 원했다 해도 존경 받는 선배로서 따끔하게 일탈을 경계 했어야 한다. 때문에 박석민은 이번 사건에 대해 무한
한 선수로서 박석민에 대해 안타까운 마음을 가질 수는 있다. 하지만 시대의 리더로서는 결격 사유에 해당하는 행동을 했다. 그가 쉽게 용서 받을 수 없는 이유다.
박석민이기에 이번 사건은 더욱 냉정하고 공정하게 처리돼야 한다.
[정철우 MK스포츠 전문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