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슈퍼 루키' 김진욱(19)이 도쿄 올림픽 대표팀 추가 선수로 선정 됐다.
많은 사람들이 '깜짝 발탁'이라는 표현을 썼다. 하지만 속 사정을 들여다보면 갑작스러운 선택이 아님을 알 수 있다.
김경문 대표팀 감독의 마음 속엔 이미 오래 전부터 김진욱이 들어 있었다. 그만큼 확신을 가진 선택이었다.
↑ 김진욱이 대표팀에 추가 발탁됐다. "깜짝 선발"이라는 평이 많지만 김경문 감독의 마음 속엔 이미 김진욱이 자리 잡고 있었다. 사진=MK스포츠 DB |
김 감독은 "김진욱은 2군에서 시간을 갖는다고 달라질 유형의 선수가 아니다. 실전에서 부딪히며 성장해 갈 수 있는 선수다. 국가대표로서도 충분한 자격을 갖고 있는 공이 있는 선수다. 그러나 2군에 내려가며 (자신의 가치를 보여 줄)그 기회를 잃고 말았다"며 안타까워 했었다.
김 감독 뿐 아니라 적지 않은 전문가들이 김진욱을 '실전용'으로 구분했었다.
훈련이 부족한 것이 아니라 경험이 적은 것이었을 뿐이라는 지적이었다. 김진욱의 2군행을 아쉬워 한 야구인들이 제법 많았다.
그리고 김진욱은 다시 돌아와 자신의 가치를 보여주기 시작했다.
불펜으로 돌아선 뒤 훨씬 나아진 투구를 했다. 타이트한 상황에서도 마운드에 올라 흔들리지 않고 자신의 공을 던지는 담대한 면모를 보여줬다.
"김진욱은 실전용"이라던 김경문 감독의 평가가 틀리지 않았음을 증명했다.
김진욱은 롯데 내부에서도 처음부터 좋은 평가를 받았다. 불펜 투구 내용이 매우 좋다는 보고가 매일같이 올라왔다.
롯데 한 코치는 "김진욱의 불펜 투구를 보면 '살벌하다'는 느낌이 들 정도다. 대단히 좋은 공을 던지고 있다. 실전에서도 충분히 통할 수 있는 구위를 갖고 있다"고 평가한 바 있다.
김진욱이 자신의 진가를 가장 잘 발휘한 경기는 지난 4일 문학 SSG전이었다.
김진욱은 이날 4-4 동점이던 8회말 무사 1,2루서 마운드에 올라 1사 만루까지 위기에 몰렸지만 최정과 추신수를 각각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고비에서 탈출한 바 있다.
최정과 추신수는 한 목소리로 "올 시즌 본 좌완 투수들 구위 중 단연 최고였다"고 김진욱을 높게 평가했다.
최종 엔트리 발표 후에도 "김진욱을 뽑지 못해 대단히 아쉽다"던 김경문 감독에게 하나의 메시지가 된 등판이었다.
그리고 김 감독은 추가 발탁의 기회가 오자 주저 없이 김진욱을 대표팀에 포함 시켰다.
김경문 감독은 선수 보는 눈이 매우 냉정하고 정확한 것으로 이름 높은 지도자다. 이번
과연 그 '선수 보는 눈'이 올림픽이라는 큰 무대에서 다시 한 번 빛을 발할 수 있을까. 올림픽에서도 김진욱의 담대한 피칭이 이어진다면 그야말로 한국 야구에 커다란 선물이 될 것이다.
[정철우 MK스포츠 전문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