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 히어로즈 팬들은 매년 스토브리그가 두렵다. 다음 시즌 좋은 성적을 기대케하는 전력보강보다는 유출이 일상적으로 느껴질 만큼 주축 선수들의 이탈이 더 잦기 때문이다.
올 시즌을 앞두고도 전력 출혈은 계속됐다. 2015년부터 공수의 핵심이었던 김하성(26)이 메이저리그로 떠났고 불펜에서 중심을 잡아줬던 우완 김상수(33)는 FA(자유계약선수) 자격을 취득한 뒤 사인 앤 트레이드 형식으로 SSG 랜더스 유니폼을 입었다.
베테랑 외야수 이용규(36) 영입이 유일한 보강이었고 장고 끝에 영입한 외국인 타자 데이비드 프레이타스(32)는 지난달 중순 초라한 성적만 남긴 채 방출됐다. 개막 직후 첫 한 달동안 10승 14패로 9위에 머무를 때만 해도 키움의 가을야구는 언강생심으로 보였다.
↑ 올 시즌 전반기 기대 이상의 활약을 보여준 키움 히어로즈 외야수 송우현. 사진=김재현 기자 |
특히 7년차 중고신인 송우현(25)의 발견이 가장 큰 수확이다. 송우현은 타율 0.296 3홈런 42타점으로 깜짝 활약 속에 주전 우익수 자리를 꿰찼다.
홍 감독은 14일 팀 훈련에 앞서 “전반기 모든 선수들이 잘해줬기 때문에 누구 한 사람을 MVP로 꼽기 어렵다”면서도 “야수 쪽에서는 송우현이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홍 감독은 다만 어린 선수들에게 많은 기회를 부여할 수 있었던 데는 팀 사정도 한몫을 했다는 입장이다. 확고히 자신의 자리를 지키는 주전 선수들이 없기 때문에 외려 뎁스가 얇다고 봐야 한다고 평가했다.
홍 감독은 “송우현은 퓨처스리그 성적과 스프링캠프에서의 모습을 봤을 때 충분한 가능성이 느껴졌다”며 “지난 3월 시범경기를 거치면서 어느 정도 성장해 줄 거라는 확신을 가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반면 어린 선수들이 1, 2군을 계속 왔다 갔다 한다는 건 우리 팀 뎁스가 그만큼 얇다는 방증”이라며 “특정 포지션에 고정된 선수가 있다면 어린 선수들의 기량을 1군에서 확인할 여유가 없다. 새 선수를 계속 부른다는 건 우리 뎁스가 얇지 않았나 생각한다”는 소신을 밝혔다.
↑ 홍원기 키움 히어로즈 감독. 사진=김재현 기자 |
홍 감독은 이와 함께 송우현이 한 단계 더 성장해야 한다는 애정 어린 조언도 잊지 않았
[고척(서울)=김지수 MK스포츠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