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스턴 레드삭스 믿을맨 사와무라 히로카즈(33)는 이제 보스턴에 없어선 안될 존재로 자리매김 했다.
12일(이하 한국시간) 현재 4승 무패, 평균 자책점 2.45를 기록하며 불펜의 필승조로 자리 잡았다.
43개의 삼진을 잡아내는 동안 볼넷은 18개에 불과했다.
↑ 요미우리 시절 사와무라의 투구 모습. 사진=MK스포츠 DB |
이젠 메이저리그에 완전히 뿌리를 내렸다고 볼 수 있다.
사와무라는 2011년 요미우리에서 데뷔했다. 첫 해 부터 10승(11승11패)를 거두며 주축 선수로 성장했다.
2015년부터는 팀의 마무리로 뛰었다. 그 해 36세이브, 이듬해 37세이브를 기록하며 요미우리의 뒷문을 걸어 잠궜다.
그러나 오래지 않아 마무리에서 중간 계투로 보직이 변경 됐다.
나름 불펜에서 호투를 하며 시즌을 이어갔다. 2018시즌 24홀드를 기록했다.
2019시즌엔 선발로 전향을 시도했다 실패하고 다시 중간 계투로 보직이 바뀌었다.
그러나 2020시즌 슬럼프가 찾아 왔다. 1군에서 13경기에 나서는데 그치며 1승1패1홀드, 평균 자책점 6.08로 부진했다.
여기까지는 일반적인 시나리오다. 한 때 팀의 마무리가지 맡았던 자원이면 부진하더라도 요미우리는 안고 갔을 것이다. 혹여 다른 팀에 가서 잠재 능력이 다시 발휘된다면 큰 낭패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요미우리는 지금까지 수 없이 많은 선수를 품고 갔다. 좀처럼 외부로 내보내주지 않았다. 기회도 주지 않으면서 타 팀으로 보내주지도 않았다.
타 팀의 전력이 상승할 수 있는 요인을 미리 차단하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최근 요미우리의 기조가 바뀌고 있다. 팀 내에서 기회를 받지 못하는 선수들을 원하는 팀이 있다면 적극적으로 보내주고 있다.
얼마 전 라쿠텐으로 현금 이적한 포수 스미타니가 대표적인 예다. 요미우리에는 있으나 없으나 마찬가지인 돈만 받고 스미타니를 요미우리로 내줬다.
일본 언론들은 요미우리의 이런 전향적인 자세가 FA로 이적을 모색하는 특급 선수들에게 동기 부여가 되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요미우리로 이적해도 거기서 선수 생명이 멈추는 일은 피할 수 있다는 메시지가 되고 있기 때문이다.
사와무라도 그런 케이스다.
요미우리에선 더 이상 필요가 없는 선수가 됐다. 그러자 지바 롯데로 트레이드를 해줬다. 트레이드 당한 것이 아니라 트레이드를 '해줬다'는 표현이 어울리는 결정이었다.
요미우리가 사와무라를 내주고 영입한 선수는 2군에서 시간을 보내고 있던 가즈키 카즈야였다.
사와무라는 그렇게 재기를 노릴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그리고 작은 기적을 썼다.
지바 롯데 이적 후 평균 자책점 1.71을 기록하며 재기에 성공했다.
이 성공을 바탕으로 사와무라는 메이저리그 진출이라는 꿈을 이룰 수 있게 됐다. 만약 요미우리가 이전의 운영 방식처럼 사와무라를 품고 끝까지 갔다면 이룰 수 없는 꿈이었다.
요미우리의 바뀐 운영 정책이 사와무라라는 선수 한 명을 살려낸 것이나 다름 없다.
아직 요미우리가 확실하게 모든 선수들을 풀어줄 수
하지만 요미우리도 바뀌려고 많이 노력하고 있는 것은 분명한 사실로 보인다. 사와무라와 스미타니가 좋은 예다.
사와무라의 성공 뒤엔 요미우리의 바꾼 운영 방침이 숨겨져 있었다.
[정철우 MK스포츠 전문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