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포지션을 뛰더라도 상관없다. 경기에 많이 나가는 게 좋다. 팀이 원한다면 외야수로도 뛸 수 있다.”
SSG 랜더스 내야수 김성현(34)은 올 시즌 개막 후 1루를 제외한 내야 전 포지션을 소화하며 베테랑의 힘을 보여주고 있다. 최근에는 팀 동료 최정(34)의 부상 속에 3루수로 나가는 빈도가 늘어났다. 지난주에만 3차례 3루수로 선발출전해 10타수 3안타 1홈런 5타점으로 활약하며 최정의 공백을 메웠다.
지난 11일 인천 한화 이글스전에서도 3루수로 선발출전해 SSG의 2연패 탈출을 이끌었다. 팀이 2-2로 맞선 6회말 결승 만루 홈런을 쏘아 올리며 제 몫을 톡톡히 해냈다. 규정타석을 채운 건 아니지만 시즌 타율을 0.282까지 끌어올렸고 4홈런 26타점으로 알토란 같은 활약을 펼치고 있다.
↑ SSG 랜더스 김성현(오른쪽 첫 번째)이 11일 인천 한화 이글스전에서 6회말 만루 홈런을 기록한 뒤 기뻐하고 있다. 사진(인천)=김영구 기자 |
김성현은 한화전 직후 “중요한 순간에 나온 홈런이라 더 기분이 좋은 것 같다”고 운을 뗀 뒤 "긴박한 상황이었지만 긴장하지는 않았다. 홈런이 아니더라도 안타를 칠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스트라이크 존에 들어오는 공은 놓치지 말자는 생각으로 자신 있게 휘둘렀는데 홈런으로 연결됐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확실히 3루수로 나서니까 방망이에 더 집중할 수 있는 것 같다. 사실 이 얘기를 했다가 (최) 정이 형에게 혼났다. 편하다는 말을 하지 말라고 하더라. 그래도 3루수가 나는 더 편하게 느껴진다. 수비할 때 타구도 많이 안 왔던 것 같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김성현은 앞서 지난 8일 고척 키움 히어로즈전에서 결승타를 기록한 뒤 "올 시즌 인터뷰를 자주 하겠다"고 했던 약속을 사흘 만에 지킨 셈이 됐다. 스스로도 "만루 홈런을 치고 인터뷰 때 어떤 말을 해야 하나 걱정했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김성현은 다만 야구와 관련해서는 진지한 답변을 이어갔다. SSG 주전 유격수로는 후배 박성현(23)이 자리를 잡아가고 있고 2루수는 FA 이적생 최주환(33)이 차지했다. 김성현의 경우 올 시즌 명확한 자기 포지션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 경기 상황이나 상대 선발투수 유형에 따라 출전 여부가 결정되고 있다.
김성현은 이런 부분에 전혀 개의치 않고 있다. 경기에만 뛸 수 있다면 어느 포지션으로도 기꺼이 나가겠다는 입장이다. SSG 역시 지난 시즌 종료 후 2+1년, 총액 11억 원에 김성현과 FA 계약을 맺은 효과를 누리면서 내야진 운용의 폭이 넓어졌다.
↑ SSG 랜더스 김성현이 11일 인천 한화 이글스전 종료 후 수훈선수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인천)=MK스포츠 |
김성현은 그러면서 투수로도 마운드에 오르고 싶다는 작은 소망도 밝혔다. 최근 SSG 최고참 김강민(39)이 투수로 등판해 화제를 모았던 가운데 “내가 투수로 경기에 나서는 상황이 생기면 안 된다”면서도 “어릴 때
또 "FA 계약 후 첫 시즌이라고 해서 특별히 많은 준비를 하지는 않았지만 현재까지는 잘 진행되고 있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인천=김지수 MK스포츠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