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둥이 자매 이재영 이다영(25)이 국내 프로배구 복귀가 막히자 지상파 채널과 인터뷰로 억울함을 호소했다. '잘못했지만 억울하다'는 것이 인터뷰의 골자다. 그러나 폭로자를 고소해놓고 사과하겠다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 ‘칼은 들기만 했고 휘두르진 않았다’고 변명하는 등 전형적인 학교폭력 가해자의 사고방식을 드러낸 방송 인터뷰는 여론의 분노만 불러일으키고 있다.
둘은 6월30일 SBS, KBS로 방영된 인터뷰에서 “상처를 준 행동이었다. 정말 미안하다(이재영)”, “사과 한 번으로는 씻을 수 없는 영원히 남을 트라우마를 줬다. 평생 반성하겠다(이다영)”며 학교폭력 피해자에게 사과했다.
이재영 이다영은 지난 4월 “학교폭력 피해자들이 허위사실을 유포하여 명예가 훼손됐다”며 법적 대응에 나섰다. 폭로자들은 피의자 신분으로 경찰에 출석, 잊고 싶은 아픈 기억을 떠올리며 제3자에게 말해야 하는 스트레스를 겪었다.
↑ 이재영 이다영이 국내 프로배구 복귀가 막히자마자 학교폭력에 대한 죄의식 없는 방송 인터뷰로 여론의 분노를 사고 있다. 사진=MK스포츠DB |
이다영은 “칼을 목에 대고 찌르진 않았다. 들기만 하고 욕을 한 것 뿐”이라고 학교폭력을 회상하며 폭로가 사실이 아니라는 근거를 제시했다. 이재영도 운동부 시절 자매의 가해에 대해 같은 취지로 말했다.
그러나 형법 제283, 284조는 ‘위험한 물건을 휴대하여 사람을 협박’하면 특수협박죄가 성립된다고 본다. 쌍둥이 주장이 사실이라고 해도 ‘특수폭행(형법 제261조)’이 아닐 뿐이다.
여론이 이재영 이다영에게 가장 많이 놀라고 분노한 이유 중 하나는 ‘흉기 협박’이었다. 학교폭력 과정에서 칼이 등장했다는 것 자체가 충격이었다.
형법도 특수협박과 특수폭행에 대한 벌금을 최대 1000만 원으로 똑같이 규정하고 있다. 위험한 물건을 휴대한 것만으로도 위력 행사 여부와 관계없이 매우 심각하게 본다는 얘기다.
이다영은 “어머니와 함께 무릎을 꿇고 사과하여 피해자와 잘 풀었다”며 흉기 협박 학교폭력 가해 사건은 그때 끝난 일이라고 해명하기도 했다. 같은 날 “미안하다는 말을 한번 듣는 것만으로는 지울 수 없는 평생 기억될 트라우마”라며 폭로자를 이해한다고 말한 것과는 전혀 다른 반응이다.
“살아가면서 계속 반성하겠다”는 이다영과 “과거에 이미 마무리된 일”이라는 이다영은 같은 사람이 아닌 걸까. 이재영은 “(당시엔) 잘 풀었는데 갑자기 터졌다”며 학교폭력 피해 주장의 순수성을 의
학교폭력 피해가 쉽게 지워지지 않는 마음의 깊은 상처라는 것을 말처럼 잘 안다면, 평생 뉘우쳐야 하는 잘못이라고 진심으로 느낀다면 흥국생명이 선수등록을 포기하여 자유계약선수가 된 지 반나절도 되지 않아 방송에 출연하여 죄의식 없는 인터뷰를 하진 않을 것이다.
[박찬형 MK스포츠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