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에이스다운 투구였다. 삼성 라이온즈 원태인(21)은 한 단계가 아니라 서너 단계 업그레이드 돼 있었다.
지난 30일 인천에서 열린 SSG랜더스와 더블헤더 1차전에 선발 등판한 원태인은 7이닝 동안 111개의 공을 던져 6피안타(1피홈런) 3볼넷 4탈삼진 3실점을 기록했다. 직구 최고구속은 148km였고, 평균 구속도 144km까지 나왔다. 슬라이더도 예리했고, 체인지업도 좋았다. 역시 에이스 다왔다.
필자가 인상깊게 본 건 3회말이었다. 3회 1사 만루가 되는 위기 상황을 실점없이 넘어가는 장면에서 원태인이 에이스로 성장했다는 걸 새삼 깨닫게 됐다.
↑ 삼성 라이온즈 원태인. 사진=MK스포츠 DB |
판정 때문에 흔들릴 수 있었지만, 원태인은 굉장히 침착했다. 위기 상황을 오히려 공격적으로 피칭하면서 위기를 탈출했다. 최주환을 유격수 인필드플라이 아웃을 끌어냈다. 이어 2사 만루에 한유섬은 헛스윙 삼진으로 잡았다. 이런 모습을 통해 서너 단계 성장했다고 확신했다.
다만 6회말 2-1로 앞선 상황에서 홈런으로 실점한 건 아쉬웠다. 1사 1루 상황에서 한유섬에게 2점짜리 역전 홈런을 허용했다. 124km짜리 체인지업을 던졌다가 맞았다. 4회처럼 공격적인 승부를 했으면 어땠을까라는 생각을 해봤다. 타자와 타이트하게 승부를 하고, 어렵게 가다가 볼카운트 싸움에서 몰리면서 얻어맞았는데, 구위가 좋았는데 4회 위기 탈출과 같이 공격적인 피칭이었다면 또 한 번 좋은 결과로 이어지지 않았을까 한다. 투수는 잘 던지다가도 공 한 개를 잘못 던져서 지는 경기도 있고, 못 던져도 타선의 도움을 받아 이길 수 있다.
아쉽겠지만, 원태인은 10승이 아니라 20승을 향해 가는 투수다. SSG전을 잘 복기하고, 정리해서 다음 경기를 준비했으면 한다.
SSG 선발 윌머 폰트(31)도 나쁘지 않았다. 큰 키에서 나오는 높은 타점, 강속구는 타자들이 공략하기 쉽지 않다. 슬라이더도 인상 깊었다. 커브는 날카롭지 않지만, 타점이 높고 공이 빠른 투수라 느린 커브가 타자들 타이밍을 빼앗는데 효과적이었다. 앞으로도 지금같은 패턴으로 던지면 호투 행진을 펼칠 수 있을 것이다. 다만 주자 있는 상황에서 세트포지션은 밸런스가 흐트러지는 장면을 관찰할 수 있었다. 주자가 있을 때 스트라이크보다 볼이 많아지는데, 이럴 경우 난타를 당하기 쉽다. 세트포지션을 돌아봤으면 한다.
SSG 두 번째 투수 박민호(29)는 실점했는데, 변화구를 던지는 걸 못봤다. 왜 안 던졌는지 의문이 들었다. 실점하는 과정이 단순하게 피칭을 하다보니 나왔다. 너무 단순한 승부는 실점이 필연적이다.
서진용(29)은 확실히 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