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KBO리그는 정규시즌 반환점을 앞두고 ‘절대 1강’이 보이지 않는다. 28일 현재 1위 kt 위즈와 5위 NC 다이노스와의 격차는 4.5경기 차에 불과하다. 역대급으로 평가받는 순위 다툼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몇몇 팀들의 경우 주축 선수들의 부상 및 부진 여파로 경쟁에서 밀려나는 듯 보였지만 어린 선수들이 유망주 껍질을 서서히 깨뜨리면서 외려 더 탄탄한 전력을 갖췄다.
대표적인 팀은 LG 트윈스다. LG는 이달 초 외국인 타자 로베르토 라모스(27)가 허리 부상으로 이탈하면서 큰 타격을 입었다. 가뜩이나 주축 타자들의 슬럼프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라모스까지 빠지면서 순위 싸움에 악영향이 끼치는 듯 보였다.
↑ (왼쪽부터) LG 트윈스 문보경, SSG 랜더스 오원석, 키움 히어로즈 김휘집. 사진=MK스포츠 DB |
여기에 루키 이영빈(19)까지 지난 27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8회초 결승 2점 홈런을 때려내며 팀에 주말 3연전 위닝 시리즈를 안겼다. LG는 젊은 피들의 활약 속에 한껏 분위기를 끌어올리고 단독 2위로 올라섰다.
지난주 외국인 타자 데이비드 프레이타스(32)를 퇴출한 키움 히어로즈도 젊은 야수들의 성장 속에 상승세를 타고 있다. 5연승과 함께 5할 승률을 회복하고 상위권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
루키 내야수 김휘집(19)은 지난 주말 KIA 타이거즈와 주중 3연전에서 8타수 4안타 3타점으로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25일 경기에서는 3안타를 몰아치며 홍원기(48) 키움 감독을 미소 짓게 했다.
27일 경기에서는 선발로 나선 또 다른 루키 외야수 이주형(19)이 깜짝 활약을 펼쳤다. 프로 데뷔 첫 안타를 짜릿한 3점 홈런으로 기록하며 키움의 5-4 승리에 힘을 보탰다. 중고신인 송우현(25)도 타율 0.283 2홈런 33타점의 알토란 같은 활약으로 서서히 팀의 주축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SSG 랜더스는 좌완 영건 오원석(20)이 구세주다. 외국인 투수 아티 르위키(29)가 부상으로 퇴출되고 박종훈(30), 문승원(32) 등 토종 선발투수들이 부상으로 시즌 아웃됐지만 오원석이 선발의 한 축을 맡으면서 버틸 수 있는 힘이 생겼다.
오원석은 지난 4월 22일 선발 로테이션에 고정된 뒤 11경기 4승 2패 평균자책점 4.27의 성적을 기록 중이다. 최근 4경기에서는 2승 1패 평균자책점 3.00으로 안정감까지 갖췄다. 김원형(49) SSG 감독도 “오원석이 깜짝 놀랄만한 투구를 보여주고 있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고 있다.
반면 6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에 빛나는 두산 베어스는 올해 신진세력이 등장하지 않으면서 7위까지 쳐졌다. 2014년 이후 처음으로 60경기 이상 소화한 시점에서 승률이 5할 밑으로 떨어지는 부침을 겪고 있다.
지난 시즌 종료 후 오재일(35), 최주환(33)이 각각 삼성, SSG로
9위 KIA 타이거즈, 10위 한화 이글스도 팀 내 젊은 피들의 더딘 성장 속에 반등의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2약’이 확실하게 굳어지는 모양새다. 내부 수혈의 중요성을 절감한 채 남은 시즌 리빌딩에만 초점을 맞추게 됐다.
[김지수 MK스포츠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