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외야수 박건우(31)가 불성실을 이유로 2군으로 내려갔다. 처음엔 이유를 명확하게 알 수 없었지만 이젠 분명해졌다.
박건우는 뭔가 팀 워크에 저해되는 행동이나 언행을 했고 김태형 감독이 이를 징계하기 위해 2군으로 내려보낸 것이다.
김 감독은 24일 "박건우는 내가 아닌 팀 동료들에게 사과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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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건우가 불성실한 태도와 언행으로 징벌성 2군행을 지시 받았다. 복귀 전엔 동료들은 물론 팬들에게도 사과를 해야 한다. 사진=MK스포츠 DB |
김 감독은 박건우를 처음 2군으로 내려 보낸 뒤 "박건우가 피곤해 하고 쉬고 싶어해서 2군 가서 푹 쉬고 오라고 했다”고 말했다. 이어 “야구는 팀이다. 그 선수 때문에 팀 분위기가 잘못되거나 하는 상황이 생길 때는 결단을 내려야 한다. 감독은 그런 역할을 해야 하는 사람이다. 지금 그 결단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첫 날은 거기까지만 설명했다.
하지만 파장이 가라앉지 않자 좀 더 자세한 설명을 했다.
김 감독은 "(박건우가) 감독에게 해야 할 말은 없다. 선수단에 미안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단체생활의 룰을 벗어나게 되면 동료들이 피해를 본다. 다들 똑같이 힘들다. 동료에게 피해를 줬으면 동료들에게 미안해야 한다. 주전들이 자기가 경기에 나가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하고 말하면 안 된다. 주전이 피곤하다고 하면 (경기에 못 나가는) 백업 선수들은 그 말이 와닿겠나"라고 이유를 설명했다.
이젠 명확해 졌다. 박건우가 사과를 해야 할 정도로 잘못을 행했음이 명백히 밝혀졌다. 박건우는 1군으로 돌아오기 전 동료들에게 사과하는 시간을 갖게 될 것으로 예상 된다.
여기서 그쳐선 안된다. 팬 앞에도 서야 한다. 언론 인터뷰를 통하든 구단 홍보팀을 통하든 지켜봐주고 응원해주는 팬들에게 미안한 마음을 전해야 한다.
팬들은 선수들이 모든 순간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믿는다. 보여지는 곳에서의 좋은 플레이를 위해 보이지 않는 곳에서 엄청난 노력을 할 것이라고 믿고 있다.
때문에 무한한 사랑과 응원이 가능한 것이다.
박건우는 이 신뢰를 깨트렸다. 팬의 가슴에 못을 박은 것이다. 팬들을 향한 사과 메시지와 재발 방지 약속이 필요한 이유다.
박건우는 그동안 그 어떤 선수보다 많은 노력을 해왔다.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무던히도 애를 썼다. 적지 않은 시간을 참고 기다린 끝에 주전이라는 달콤한 열매를 따게 됐다. 이제는 국가대표라는 명예를 얻었고 시즌이 끝나면 FA 자격도 얻게 된다.
그 과정에서 빼 놓을 수 없는 것이 팬들의 사랑이다. 박건우가 지치고 힘들때마다 어떻게든 힘이 되어 주려고 목청 높여 응원했던 팬들
불성실은 그런 사랑에 대한 배신이다. 팬들에게 사과를 해야 하는 충분한 이유다.
방식은 어떤 것이든 좋다. 팬들에게 분명한 메시지를 전달해주길 바란다. 그것이 그동안 박건우를 사랑하고 응원해 온, 그리고 앞으로도 응원할 팬들에 대한 예의다.
[정철우 MK스포츠 전문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