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창훈(27, 수원 삼성)의 자신감에는 이유가 있었다. 두 달 가까이 경기에 나서지 못했던 실전 공백은 권창훈에게 큰 문제가 되지 않았다.
파울루 벤투(52)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지난 5일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지역 2차예선 투르크메니스탄과의 경기에서 5-0 완승을 거뒀다.
권창훈은 이날 2선 미드필더로 선발출전해 90분 풀타임을 소화했다. 측면과 중앙을 오가며 활발한 움직임을 선보였다. 황의조(29, 보르도), 손흥민(29, 토트넘 홋스퍼)과 좋은 호흡 속에 1골 1도움으로 활약했다.
↑ 축구대표팀 미드필더 권창훈이 5일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지역 2차예선 투르크메니스탄과의 경기에서 프리킥을 시도하고 있다. 사진=천정환 기자 |
권창훈은 이번 대표팀 소집 이후 경기 감각에 대한 우려가 적지 않았다. 2020-2021 시즌 독일 분데스리가 프라이부르크에서 리그 12경기 출전에 그쳤다.
코로나19 감염 여파와 부상 등으로 출전 시간 확보에 어려움을 겪었고 정식 경기에서 그라운드를 밟은 시간을 모두 합쳐도 200분을 겨우 넘겼다. 최근 경기 출전도 지난 4월 17일 샬케 04전 13분이 전부였다.
하지만 권창훈은 지난 2일 진행된 화상 인터뷰에서 “시즌 중 입었던 부상은 치료를 잘했다. 회복을 마치고 좋은 몸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경기를 뛰는데 아무 문제가 없다”고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스스로 몸 상태에 대한 확신이 가득했다.
비록 단 한 경기였지만 뛰어난 플레이로 경기 감각에 대한 우려를 말끔히 씻어냈다. 오는 9일 스리랑카, 13일 레바논과의 2차예선 잔여 경기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권창훈이 건재함을 보여주면서 벤투 감독 역시 대표팀 공격 운영의 폭이 넓어졌다. 2차예선 시작 이후 상대 밀집 수비에 고전했던 가운데 손흥민, 황의조 등 기존 주축 선수들과 좋은 호흡을 보여주면서 최종예선 진출 이후 활용할 수 있는 카드가 늘어났다.
오는 7월 도쿄올림픽 본선에 나서는 김학범(61) 감독에게도 권창훈의 뛰어난 경기력은 행복한 고민을 안겨줬다. 김 감독은 만 24세 초과 선수를 최대 3명까지 선발할 수 있는 와일드카드 후보로 권창훈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
↑ 축구대표팀 미드필더 권창훈이 5일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지역 2차예선 투르크메니스탄과의 경기에서 볼경합을 하고 있다. 사진=천정환 기자 |
가장 흡족한 건 수원 삼성이다. 권창훈은 지난 시즌 마감에 앞서 일찌감치 수원 복귀를 결정했다. 지난 2017년 프랑스 리그1 디종 FCO 이적 후 친정팀을 떠난 뒤 4년 만에 다시 수원 유니폼을 입게 됐다.
수원은 올 시즌 유스 출신 선수들의 급성장 속에
권창훈의 화려한 복귀는 A대표팀, 올림픽대표팀, 수원 모두를 웃게 만들고 있다.
[매경닷컴 MK스포츠 김지수 기자 gsoo@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