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라이온즈 우완 영건 원태인(21)이 지독했던 ‘여섯수’를 극복했다. 최근 부진을 털어냄과 동시에 토종 에이스의 면모를 되찾았다.
원태인은 6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1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의 경기에서 5이닝 1실점 호투로 삼성의 3-1 승리에 힘을 보탰다. 세 번째 도전 만에 시즌 7승 달성에 성공하며 자신의 한 시즌 개인 최다승 기록을 넘어섰다.
원태인은 올 시즌 개막 후 촉망받는 우완 유망주에서 토종 에이스로 신분이 급상승했다. 첫 7번의 선발등판에서 45이닝 5실점 6승 1패 평균자책점 1.00의 놀라온 퍼포먼스를 보여줬다.
↑ 삼성 라이온즈 우완 원태인이 6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의 경기에서 시즌 7승을 따냈다. 사진(서울 고척)=김재현 기자 |
원태인도 “정현욱 투수코치님이 제가 언제 선발등판하는지 물어보는 연락이 쇄도한다고 농담을 하셨다”며 “이런 관심이 나쁘지만은 않고 즐기려고 한다”고 웃었다.
높아진 기대감을 반영하듯 원태인이 지난달 19일 키움 히어로즈전 5⅔ 7실점, 27일 NC 다이노스전 5⅓이닝 6실점(5자책) 부진했던 건 큰 뉴스였다. 원태인의 부진 원인을 둘러싼 분석과 기사가 쏟아졌다.
원태인 역시 앞선 두 차례 등판에서의 부진이 신경 쓰였던 게 사실이다. “키움전은 구위가 좋지 않아 투구 패턴을 바꿨어야 했는데 그대로 승부하다가 많이 맞았다”며 “NC 때는 공이 나쁘지 않았는데 1회말 번트 수비 미스로 내용이 안 좋아졌다. 너무 깊게 생각하지 않으려고 했고 기사도 일부러 안 보면서 마음과 머리를 비우고 좋은 밸런스를 찾기 위해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원태인의 반등을 이끈 건 휴식과 베테랑 포수 강민호(35)의 조언, 격려였다. 허삼영(49) 삼성 감독은 지난 2일 인천 SSG전 때 로테이션을 거르게 했다. 한 차례 휴식과 함께 심신을 재정비할 수 있는 여유를 줬다.
강민호도 원태인이 차분하게 마운드에 오를 수 있도록 도왔다. 원태인은 “NC전 때 민호 형이 몸이 좋지 않아 경기에 나서지 못해 미안하다고 말씀하셨다”며 “제게 앞으로 잘해보자고 말씀해 주셨는데 저를 이렇게 생각해 주는 포수가 있다는 게 감사하게 느껴졌다”고 말했다.
↑ 삼성 라이온즈 포수 강민호가 6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의 경기에서 4타수 3안타로 활약하며 팀 승리에 힘을 보탰다. 사진(서울 고척)=김재현 기자 |
원태인은 강민호의 기운을 받은 덕분인지 세 번째 승부에서는 박동원을 내야 땅볼로 잡아내고 웃을 수 있었다.
원태인은 “민호 형에게는 신인 때부터 정말 많은 걸 배우고 있다. 올 시즌을 앞두고도 어떤 방향으로 투구를 해야 하는지 말씀해 주셔서 준비 과정에서 큰 도움이 됐다”며 “막혀 있던 6승의 벽을 민호
이어 “경기 후 민호 형이 수고했다고 안아주셨다”며 “지금보다 더 올라갈 수 있으니 앞으로 못 던지는 경기가 있더라도 신경 쓰지 말라고 하셨다. 큰 힘이 됐다”고 덧붙였다.
[매경닷컴 MK스포츠(서울 고척) 김지수 기자 gsoo@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