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격 메커니즘 자체가 달라졌다. 올 시즌 많은 기대를 하고 있다. 타석에서 분명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허삼영 삼성 감독이 시범 경기가 끝날 무렵 한 선수를 두고 한 말이다. 당시 기사를 재 인용해 보겠다.
허 감독이 말한 주인공은 이성규였다. 그런데 이성규의 시범 경기 타율은 '제로'였다. 5경기 15타석에서 안타를 하나도 치지 못했다.
↑ 삼성 이성규가 복귀 시동을 걸고 있다. 복귀의 가장 큰 기준인 볼넷이 될 전망이다. 사진=MK스포츠 DB |
변화의 증거는 삼진/볼넷 비율이다.
지난해 이성규는 18개의 볼넷을 얻는 동안 무려 64개의 삼진을 당했다. 삼진이 볼넷 보다 거의 4배나 많았다.
타율이 0.181에 그치는 가장 큰 원인이 삼진이었다. 데뷔 후 첫 두자릿 수 홈런을 치고도 높은 평가를 받지 못했던 이유다.
그런 이성규가 변화의 조짐을 보였다.
시범 경기 5경기서 삼진 3개를 당하는 동안 볼넷도 3개를 얻어냈다. 정확히 1:1을 기록하고 있다.
2개의 삼진도 28일 잠실 LG전서 당했는데 2개 모두 납득이 되는 삼진이었다. 엉뚱한 유인구를 따라다니다 나온 삼진이 아니었다.
허삼영 감독은 "이성규는 타격 메커니즘이 완전히 바꼈다. 이전엔 스윙이 돌아 나오는 아크가 컸다. 스윙이 전체적으로 컸고 상체 위주의 스윙을 했다. 스윙이 크게 돌아 나오다 보니 한 번 스타트를 끊으면 멈출 수가 없었다. 별 것 아닌 유인구에도 자꾸 속으며 헛스윙을 했던 이유"라며 "하지만 지난 겨울 하체 위주의 스윙으로 메커니즘을 완전히 바꿨다. 스윙도 훨씬 간결해졌다. 유인구에 쉽게 방망이가 돌아가지 않는다. 줄어든 삼진 비율은 이성규에 대한 기대치를 끌어올리는 가장 큰 이유"라고 설명했다.
이성규는 파워가 있는 선수다. 일단 어떻게든 공을 잘 맞히는 것이 중요하다. 맞은 이후 힘을 실을 수 있는 능력이 탁월한 선수다.
인플레이 타구의 비율이 높아진다는 건 그만큼 의미가 있다. 일단 맞아 나가기 시작하면 타구에 파워를 실을 수 있는 기회가 늘어나게 된다.
이 기사는 현 시점에서 다시 한 번 돌이켜 볼 필요가 있다. 이성규가 복귀 시동을 걸고 있기 때문이다.
이성규는 3월30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두산과 시범경기 최종전을 앞두고 수비 훈련 도중 왼쪽 발목을 다쳤다.
이성규는 구단 지정병원인 SM영상의학과에서 정밀 검진을 받은 결과 왼쪽 발목 인대가 파열됐다는 진단을 받았다.
이후 재활 기간을 거쳐 현재 2군 경기에 출장하고 있다.
이성규의 복귀 시점을 엿볼 수 있는 기록은 단순히 타율이나 홈런이 아니다. 삼진과 볼넷 비율을 살펴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감독이 그 부분을 가장 눈여겨 보고 있기 때문이다.
삼진과 볼넷 비율이 향상되면 이성규가 콜업 될 가능성이 그만큼 높아진다 할 수 있다.
현재 이성규는 5월25일과 26일 2군 2차례 경기에 한 타석씩만 소화했다. 두 경기 두 타석 모두 삼진을 당했다.
아직은 감을 잡는 과정이기 때문에 현재의 삼진 숫자는 그리 중요하지 않을 수 있다.
앞으로 나설 경기서 삼진/볼넷 비율을 어떻게 유지하느냐에 따라 이성규를 활용할 것인지 말 것인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이성규가 2군에서도 유의미한 볼넷 숫자를 얻어낸다면 그를 불러 올릴 시기도 가까워진다고 할 수 있다.
이성규는 삼성 타선에 파워를 불어넣어줄 수 있는 선수다. 자리가 없는 듯 보이지만 그가 필요한 대목이 그동안 여러 차례 나왔었다. 그만큼 중요한 전력으로 성장했
성장의 증거는 볼넷의 증가다. 이성규가 2군 경기서 이를 다시 한 번 증명한다면 1군에서의 활용시기와 폭이 결정될 것이다.
이성규와 삼성의 팬이라면 가끔씩 KBO 홈 페이지에 들어가 그의 볼넷 기록을 체크해볼 필요가 있다.
[MK스포츠 정철우 전문기자 butyou@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