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서울 잠실) 김지수 기자
쉽지 않은 경기가 될 것이라고는 예상했지만 투타 모두 무기력했다. 특히 투수들은 볼넷을 남발하면서 스스로 어려움을 자초했다.
한화는 26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경기에서 3-9로 졌다. 야수들은 잔루만 12개를 남기며 찬스 때마다 침묵했고 투수들은 볼넷 8개를 내주며 흔들렸다.
한화는 이날 마운드 운영을 불가피하게 불펜데이로 가져갈 수밖에 없었다. 당초 우완 김민우(26)가 선발등판할 예정이었지만 지난 24일 코로나19 화이자 백신 2차 접종 이후 무기력증을 호소하면서 등판 일자가 조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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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화 이글스 투수 김종수(오른쪽 첫 번째)가 26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경기에서 5회말 2사 2루에서 교체되고 있다. 사진(서울 잠실)=천정환 기자 |
실점 과정도 좋지 않았다. 4회말과 7회말 두산 양석환(30)에게 허용한 솔로 홈런을 제외하고 볼넷이 화근이 됐다.
이날 한화 두 번째 투수 김종수(27)는 한화가 0-2로 뒤진 5회말 수비에서 1사 후 두산 박건우(31)를 볼넷으로 1루에 내보냈다. 이후 김인태(27)를 1루 땅볼로 잡았지만 계속된 2사 2루에서 호세 페르난데스(33) 1타점 적시타를 맞으면서 스코어는 0-3으로 벌어졌다.
6회말에도 마찬가지였다. 올 시즌 첫 등판에 나선 우완 장웅정(24)은 1사 1루에서 박건우를 볼넷으로 출루시켰다. 이후 2사 1, 2루에서 페르난데스에게 2타점 2루타를 맞으면서 점수 차는 0-6까지 벌어졌고 사실상 승부가 결정됐다.
8회말 마운드에 오른 오동욱도 1이닝 2볼넷 2피안타 2탈삼진 2실점으로 제구 난조를 보이면서 마지막까지 깔끔한 마무리는 이뤄지지 않았다.
한화 투수들은 올 시즌 개막 후 리그에서 가장 많은 222개의 볼넷을 기록 중이다. 경기당 볼넷 허용도 5.44로 1위의 불명예를 떠안고 있다. 매 경기 최소 5명 타자에게 1루 베이스를 헌납하고 있는 셈이다.
지난 23일 kt 위즈전에 선발등판했던 좌완 이승관(22)은 ⅓ 4볼넷 1탈삼진 4실점으로 전혀 제 몫을 하지 못했고 한화는 1-8로 무기력하게 무릎을 꿇었다.
카를로스 수베로(49) 한화 감독도 투수들의 제구 난조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이날 경기에 등판했던 장웅정을 1군 엔트리에 등록한 배경을 묻는 질문에 주저 없이 “우리 팀은 볼넷 때문에 실점하는 경우가 너무 많다”며 “장웅정은 2군에서 스트라이크를 던질 수 있는 투수라는 걸 보여줬기 때문에 콜업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수베로 감독은 일단 투수들의 구위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밸런스, 매커니즘의 문제가 아닌 압박감을 이겨내는 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매 경기 않은 볼넷이 나오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수베로 감독은 “투수들이 1군에서 경쟁력을 보이고 살아남기 위해서는 결국 스트라이크를 던질 수 있는 능력을 보여주는 게 가장 급선무라고 생각한다”며 선수들의 분발을 촉구했다. gsoo@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