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K스포츠 정철우 전문기자
믿지 못하고 있는 건 분명하다. 아직 보여준 것이 없으니 어쩔 수 없다.
그러나 굴욕적인 것은 아니다. 혼자 당하는(?)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1군 경기가 취소되자 2군 경기를 뛰게 된 멜 로하스 주니어(31.한신) 이야기다.
로하스는 22일 나로오하마 구장에서 열린 주니치와 2군 경기에 나섰다. 1군 경기가 모두 취소됐기 때문이다.
↑ 로하스가 시즌 중 갑자기 2군 경기를 뛰라는 지시를 받았지만 수모나 굴욕과는 거리가 먼 결정이었다. 사진=한신 SNS |
당초 한신은 히로시마와 주말 3연전이 예정돼 있었다. 그러나 히로시마에 코로나 양성 반응자가 다수 나오며 3연전 자체가 취소됐다.
그러자 로하스에게 2군 경기를 뛰고 오라는 지시가 내려졌다.
로하스의 22일 현재 1군 타율은 0.074. 홈런 포함 멀티 히트를 친 한 경기를 제외하곤 모든 경기서 무안타에 그쳤다.
로하스 입장에선 마음이 급해지 수 밖에 없다. 곧바로 교류전이 시작되기 때문이다.
퍼시픽리그와 교류전에 맞춰 원조 한신 4번 타자인 오야마가 복귀할 에정. 4번 3루수를 맡던 사토가 다시 우익수로 돌아가면 로하스의 자리가 사라지게 된다.
퍼시픽리그 홈 구장에서 열리는 경기라면 지명 타자로 나설 수 있겠지만 한신 홈 구장에서 열리는 경기서는 자리가 없어지게 된다. 그 전에 뭔가 보여줘야 하는 입장이다.
이런 상황에서 2군 경기를 뛰라는 지시가 내려오면 자존심이 상할 수도 있다.
그러나 전혀 그럴 필요가 없다. 로하스 혼자 내려가 경기를 뛰고 오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한신은 주말 3연전 공백이 생기자 주전 선수를 다수 2군으로 내려보내 실전을 뛰게 했다. 감각을 잃지 않게 하기 위함이었다.
톱타자 치카모토, 유격누 나카노, 우익수 사토, 그리고 로하스 등 많은 선수들이 2군 경기를 뛰기 위해 나루오하마로 향했다.
실제 이 선수들은 이날 경기에 선발 출장했다.
로하스가 수모를 특별히 당한 것은 아니라 할 수 있다.
오히려 자신이 가진 것으로 보여줄 수 있는 찬스가 될 수 있다. 2군 경기에서 집중력 있는 모습을 보이면 1군에서 보다 많은 기회가 주어질 수 있다.
분명 시즌 중 2군행 지시는 반가운 일은 아니다. 하지만 굴욕적인 일도 아니다. 팀의 방침 중 하나였을 뿐이기 때문이다. 로하스는 여전히 한신 타이거스의 1군 선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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