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美 알링턴) 김재호 특파원
잘 던지고 있던 김광현을 무너지게 만든 매니 마차도의 슬라이딩, 김광현은 수비 방해를 주장했지만, 전문가들의 생각은 달라보인다.
'디 어슬레틱'은 18일(한국시간) 마차도와 함께한 경험이 있는 벅 쇼월터 전 볼티모어 오리올스 감독의 생각을 전했다. 현재 뉴욕 양키스와 MLB네트워크에서 중계 해설을 맡고 있는 쇼월터는 이 인터뷰에서 "극찬받아야한다"며 논란의 장면에 대한 생각을 전했다.
경기를 못본 사람들을 위해 잠시 설명에 들어간다. 전날 열린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 샌디에이고 파드레스의 경기 4회말 상황이었다. 무사 1루에서 제이크 크로넨워스가 2루 땅볼을 때렸다. 완벽한 병살 찬스. 그러나 타구를 잡은 2루수 토미 에드먼이 1루 주자 마차도를 태그하려는 순간, 마차도가 슬라이딩을 하며 에드먼이 넘어졌다. 마차도를 태그한 뒤 1루에 던져 병살을 완성시킬 생각이었던 에드먼은 병살을 완성시키지 못했다.
↑ 4회 김광현은 마차도의 슬라이딩 이후 급작스럽게 무너졌다. 사진=ⓒAFPBBNews = News1 |
김광현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수비방해 같았는데 아무 것도없이 세이프가 선언됐다"며 당시 장면에 대한 아쉬움을 드러냈다. "끊어진 템포를 리셋시킬 정도로 감독이 나와서 항의를 해야하는 거 아닌가 생각했다"는 말까지 덧붙였다. 소셜 미디어에도 마차도의 플레이가 더티 플레이였는지에 대한 논쟁이 있었다.
쇼월터 감독의 생각은 달랐다. "수비수는 공을 갖고 있었고, 그는 주루 경로에 서있었다. 그러면 주자 입장에서는 그냥 플레이를 포기해야하는가?"라며 마차도의 슬라이딩은 정당했다고 말했다. 이어 자신은 수비수들에게 마차도의 슬라이딩과 같은 상황에 대비할 것을 가르쳤다고 밝히며 "그 상황에서는 4-6-3으로 가야했다"고 덧붙였다. 에드먼이 마차도를 태그할 것이 아니라 2루로 던졌어야한다는 것.
쇼월터는 마차도의 이번 플레이를 "극찬받아야한다"고 평했다. "그는 계속해서 병살이 일어나는 것을 막을 방법을 생각했다"며 마차도의 지능적인 플레이였다고 말했다.
샌디에이고 코치진의 생각도 다르지 않았다. 공동 감독이자 팀의 베이스러닝을 감독하고 있는 스킵 슈마커는 현지 언론과 인터뷰에서 "전혀 이야기가 될 일이 아니다. 옳은 플레이였다"고 말했다.
MLB.com은 마차도의 슬라이딩을 비판하는 팬들이 "주자가 진실된 슬라이딩을 할 경우 수비 방해로 인정받지 않는다"고 밝힌 규정 6.01(j)항을 근거로 들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 규정에는 '베이스에 닿기전 슬라이딩을 시작했거나' '손이나 발로 베이스를 닿으려고 했거나' '슬라이딩을 완성한 이후 베이스에 머무르려고 노력했거나(홈플레이트 제외)' '수비를 방해할 목적으로 경로를 바꾸지 않고 베이스에 닿은 경우'를 진실된 슬라이딩으로 규정하고 있다.
이 규정에 따르면 마차도는 수비를 방해한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MLB.com은 이 규정이 "병살 시도중 베이스에 슬라이딩으로 들어갈 때만" 적용된다고 설명했다. 2루수가 이미 2루 베이스에서 아웃을 만든 상태에서 슬라이딩을 들어갔다면 문제가 됐겠지만, 2루수는 아직 아웃을 기록하지 않은 상황이었고 태그를 시도하려고 했던 상황이라고 소개했다.
어찌됐든 이 장면이 김광현의 투구, 더 나아가 경기 결과에 결정적인 영향을 끼친 것은 분명하다. 제이스 팅글러 감독은 "내가 가장 먼저 한 일은 그와 하이파이브를 하는 것이었다. 그 플레이로 우리는 이길 수 있었다"고 말했다. greatnemo@maekyung.com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