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일 사망한 오창석 감독 후임 뽑기 본격화
- 대한육상연맹 다음주 최종결론 낼 듯
- 두 명 장점 살린 투톱시스템도 검토해야
[MK스포츠] 김재룡(55·한국전력) 감독인가, 엘리자 무타이(42·케냐) 국가대표 남자마라톤 보조코치(Assistant Coach)인가. 아니면 투톱(Two Top) 시스템인가.
오창석(59) 한국 남자마라톤팀 감독(Head Coach)이 도쿄올림픽 마라톤을 3개월 앞둔 지난 5일 갑자기 사망하자 대한육상경기연맹(회장·임대기)이 오감독 후임을 누구로 할 것인지를 놓고 고심이 크다.
육상연맹은 이번주 안에 기술위원회(위원장·이진택)를 열어 지난주 마감한 남자마라톤팀 감독 후보를 대상으로 한 심사를 한 뒤 늦어도 다음 주 회장단 회의에서 오감독의 후임을 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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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왼쪽부터 김재룡 감독, 무타이 보조코치. |
한국 남자마라톤은 1936년 손기정이 베를린 올림픽에서 우승한 뒤 56년만인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에서 황영조가 금메달을,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에서 이봉주가 은메달을 각각 딴 뒤 ‘노메달’이었으나 25년만인 올해 도쿄올림픽에서 입상 가능성이 가장 크다는 평가다.
오주한은 오창석 감독의 지도 아래 2011년 이후 한국에서 열린 국제마라톤에서 7번이나 우승했고 2016년 서울국제마라톤에서는 2시간 5분 13초의 세계 정상급 대회 기록을 세웠으며 지난해 2월부터 시작한 해발 2300m의 케냐 캅타갓 고지훈련에서는 2시간 3, 4분대의 연습 기록을 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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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가을 케냐 캅타갓 캠프에서 오창석 감독, 오주한(왼쪽부터). |
김 감독은 지난 4월 4일 경북 예천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남자마라톤 선발전에서 2시간11분24초로 올림픽 참가 기준기록(2시간11분30초)을 통과하며 우승한 심종섭(31)을 길러낸 베테랑. 오창석 감독은 지난달 4일 심종섭이 2016년 리우올림픽에 이어 국가대표로 선발되자 김 감독에게 조속한 시일 내에 케냐에서 오주한과 함께 합동훈련을 하자고 제의했으며 이 사실을 필자에게도 카톡으로 알려왔었다.
운동생리학 박사인 오 감독은 평소 김 감독으로부터 훈련 스케쥴 작성 등과 관련한 자문을 받고 도와주었다고 밝힌 바 있다. 1990년대 초반 한국기록을 보유하며 동아마라톤 우승과 보스턴 마라톤 준우승을 경험했던 김 감독은 오 감독을 매개로 오주한에 대한 장단점도 거의 파악하고 있는 상황. 하지만 케냐 현지에 대한 정보가 부족하고 오주한 훈련 스케쥴의 디테일에 취약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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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발 2300m 케냐 캅타갓 고지대 흙길에서 훈련하는 오주한(앞줄 가운데 흰색 상의) |
특히 오주한과는 일거수일투족을 함께 할 만큼 호흡이 잘 맞고 오 감독이 작성해준 오주한의 훈련 스케쥴을 완벽하게 소화해냈다는 게 살아생전 오 감독의 증언이다. 무타이는 오감독이 사망하자 “지난 15년간 나에겐 아버지 같은 분이셨다, 밤새 한숨도 자지 못했다”는 내용의 영문 편지를 한국의 지인들에게 보냈다. 그러나 무타이가 오주한을 이끌고 올림픽 메달획득의 대업을 완수하기에는 커리어가 부족하며 한국적 정서 또한 한국인과는 비교할 수 없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이 때문에 육상계에서는 “25년 만의 올림픽 남자마라톤 메달획득을 위해서는 김재룡 감독과 무타이 코치의 장점을 최대한 살릴 수 있는 2인 지도체제(투톱 시스템)를 구축하는 데 지혜를 모아야 할 것”이라 지적도 나오고 있다.
사진=故 오창석 감독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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