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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9일 수원에서 열린 NC다이노스와의 더블헤더 1차전 피칭은 한국 야구를 이끌어 갈 에이스의 모습과는 거리가 있었다.
이날 소형준은 2이닝 만에 64개의 공을 던져 6안타와 3볼넷을 내주고 7실점했다. 1회에만 42개의 공을 던지며 고전했다. 최악의 피칭이었다.
지난번 한화 이글스와의 개막전 선발로 등판한 소형준의 피칭을 유심히 지켜본 적이 있다. 좋은 구질과 다양한 구종을 갖춘 선수다. 다만 그때도 구속만큼은 떨어뜨리면 안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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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t위즈 소형준, 2년 차 시즌에는 공의 스피드와 변화구 의존 피칭이 눈에 띈다. 사진=김영구 기자 |
구속이 떨어지면 변화구의 위력도 떨어질 수밖에 없다. 일단 점수를 주고 안주고의 문제를 떠나서 스로윙은 평범한 투수였다. 아직 젊은 소형준이다. 젊은 투수가 볼 스피드가 떨어진다고 하면 좋은 자질을 가지고 있어도 평범한 투수 밖에 될 수 없다.
프로생활을 하면서 깨달은 사실 중 하나가 구속은 내가 떨어뜨리고 싶다고 해도, 나이가 들면 자연스럽게 떨어지는 것이다. 나이를 먹고 세게 던지고 싶어도, 투구폼의 변화나 근력이 떨어지면서 스피드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 그렇게 되면 구질 변화나, 제구력으로 승부를 해야 한다.
하지만 소형준은 젊다. 이제 2년 차 투수다. 젊고 힘이 있을 때다. 팔 스로윙이 빨리 돌아가야 한다. 지난해 신인왕을 차지하면서 잘 했던 것만 생각하면 안된다. 대부분 투수들의 생각이 비슷하다. 프로야구에서 꾸준했던 투수들은 정말 손가락을 셀 수 있을 정도다. 한 해 잘하고, 다음해 부진에 빠진 투수들이 부지기수다.
소형준도 그런 ‘반짝반짝’ 투수가 되지 않으려면 부단히 노력해야 한다. 현대 야구는 투수가 타자들을 이기기 힘들어 지고 있다. 타격 기술은 정교해지고, 힘도 세졌다. 1번부터 9번까지 홈런을 칠 수 있는 타자들이 즐비하다. 반면 투수들은 한계가 있다. 타자들과 싸워서 이기려면, 잘했던 것만 고집해서는 안된다. 발전하는 모습이 있어야 한다. 정말 당부하고 싶은 부분이다.
NC 선발로 나선 박정수(25)는 스로윙이 부드럽게 때리는 게 아니라 엎어던지는 식이었다. 특히 직구를 던질 때 심했다. 사이드암 투수의 경우에는 부드럽게 돌아나와 줘야 한다. 덮어서 밀어던지면 제구나 볼의 무빙이 감소될 수 있다. 특히 박정수는 슬라이더가 좋았는데, 그 슬라이더를 살리려면 스로윙이 더 부드러위지는 게 좋다. 또 체인지업도 괜찮은데, 직구 구속이나 제구력이 안되다 보면 체인지업의 효과도 반감될 수밖에 없다. 이날 강백호에게 홈런을 허용한 공도 체인지업이었는데, 같은 구종을 4개 던지다가 맞았다. 이러면 타자들 눈에 익숙해질 수밖에 없어 좋은 공을 가지고도 실점을 할 수 있다.
너무 점수가 많이 나서 정신이 없는 경기였지만, 불펜에서는 kt 유니폼을 입고 첫 등판을 한 박시영(32)에 대해 얘기하고 싶다. 박시영 공의 힘이나 변화구가 좋은 투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