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美 미니애폴리스) 김재호 특파원
카메라 앞에 앉은 양현종의 머리에는 카우보이 모자가 씌워져 있었다. 텍사스 레인저스 선수단이 경기에 승리할 때마다 그날 수훈선수에게 주는 모자다.
양현종은 6일(한국시간) 타겟필드에서 열린 미네소타 트윈스와 원정경기 선발 등판, 3 1/3이닝 4피안타 1피홈런 1볼넷 8탈삼진 1실점 기록했다. 투구 수 66개, 평균자책점은 2.25가 됐다. 승리투수가 되지는 못했지만, 팀의 3-1 승리에 기여하며 이날 수훈선수에 선정됐다.
"감독님이 저를 추천해줘서 귀중한 모자를 받았다"며 밝게 웃은 그는 "큰 무대에서 첫 선발이다보니 긴장했지만, 초반에 삼진 3개를 잡으며 여유 있게 던졌다. 던질수록 나만의 리듬으로 던졌다. 많은 이닝은 아니었지만, 과정이 나쁘지는 않았다"며 자신의 투구를 자평했다.
↑ 양현종이 수훈선수에게 수여하는 카우보이 모자를 쓰고 인터뷰에 응했다.사진= 인터뷰 영상 캡처 |
그럼에도 이날 체인지업은 많은 헛스윙을 유도하며 돋보이는 모습이었다. 그는 "한국에 있을 때부터 자신 있게 던졌다"며 체인지업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트레비노 선수가 적절하게 볼배합 사인을 내줬기 때문에 좋은 결과가 나오지않았나 생각한다"며 포수에게도 공을 돌렸다.
아직 커브를 연마중인 그는 "(구종을) 한 개 더 마스터한다면 승부가 쉬워질 거 같다. 과정이나 시간을 두고서 연습할 때 충분히 연습해서 예전에 말한 것처럼 커브를 이용해 헷갈리는 투구를 할 것"이라며 커브 연마에 대한 욕심도 드러냈다.
크리스 우드워드 감독이 투구 수 제한(70~75구)을 둔 것에 대해서는 "시합전에는 알지 못했다"고 답했다. "4회 교체가 돼서 감독님 생각에 힘이 떨어졌다고 생각해 교체를 했다고 생각했는데 나중에 기사를 보고 알았다. 타이밍 맞게 잘 바꿔주신거 같다"고 말했다.
선발로서 아쉬움은 남았다. "너무 일찍 내려온 거 같다. 중간 투수들이 접전 상황에서 많이 던져줘서 고맙고 미안하다"며 동료들에게 감사를 전했다. 자신의 점수를 매겨달라는 말에는 "절반은 성공한 거 같다"며 50점을 매겼다. "마운드에서 자세나 느낌은 좋게 와닿았다. 긴장하거나 당황하는 플레이는 없었다"며 그 이유를 설명했다.
김광현과 같은 날, 류현진에 하루 앞서 선발 등판한 그는 "둘에 비하면 아직 확실한 보직이 없기에 같이 거론되는 것만으로도 기분좋게 생각하고 있다. 팬들이 재밌게 봐줬으면 좋겠다. 나도 한국팬들이 그립고, 대한민국 선수라는 자부심으로 경기하고 있기에 많이 응원해주시면 힘을 받아 좋은 경기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며 팬들에게 전하는 메시지도 잊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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