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잠실 두산 베어스-LG 트윈스전은 투수전이 예상됐던 것과는 다르게 치열한 타격전으로 흘러갔다. 선발 맞대결을 펼친 두산 워커 로켓, LG 케이시 켈리의 투구 밸런스와 제구력이 앞선 등판 때보다는 좋지 않아 보였다.
먼저 두산 선발 워커 로켓은 우려했던 대로 단순한 투구 패턴에 발목을 잡혔다. 로켓은 지난달 28일 키움 히어로즈전에서 6이닝 1실점으로 호투했지만 투심 패스트볼, 체인지업 위주의 단순한 볼배합에는 아쉬움이 있었다.
로켓은 이날 주무기인 체인지업의 날카로움이 이전보다 떨어졌음에도 투심 패스트볼, 체인지업 위주의 단순한 피칭을 고집한 게 문제였다. 결과적으로 4회까지는 힘으로 타자들을 윽박지르며 1실점으로 잘 막아냈지만 5회 3실점, 6회 1실점 등 6이닝 5실점으로 패전 투수가 됐다. 피안타도 12개나 허용하며 어려움을 겪었다.
타자 입장에서는 로켓의 투심 패스트볼과 체인지업이 이닝을 거듭할수록 눈에 익었을 것이다. 로켓이 투구 패턴에 변화를 주면서 타이밍을 뺏었어야 했는데 이 부분이 이뤄지지 않았고 제구까지 스트라이크 존 한복판에 몰리면서 타자들을 이겨낼 수가 없었다.
커브 등 변화구 구사를 실점 이후 뒤늦게 했다는 생각도 들었다. 초반부터 한 개씩 타자들에게 보여줬어야 했는데 너무 단순하게 승부를 했다. 초반에 잘 이뤄졌던 볼배합이라도 어느 순간 맞아나가면 패턴에 변화를 줘야 하지만 이 부분이 부족했다.
로켓은 앞으로 시즌이 많이 남아 있는 만큼 향후 등판에서 좋은 투구를 하기 위해서는 패턴의 다양화를 가져가는 게 중요해 보인다. 호흡을 맞추는 포수와 잘 상의해서 초반에는 힘으로 밀어붙이더라도 중반부터는 전략을 어느 정도 바꿔야 한다.
LG 선발투수 케이시 켈리도 6이닝 4실점으로 최근 등판 중 가장 고전하는 모습을 보였다. 투구 밸런스가 무너지면서 1회부터 제구에 어려움을 겪었다. 왼쪽 어깨가 빨리 열리면서 팔 스로잉이 포수 쪽으로 뿌려지지 못하고 짧아졌다. 이 때문에 원 바운드성 공이 많았고 제구도 잡히지 않았다.
켈리는 빠른 공과 슬라이더, 체인지업 등 구사하는 공이 다 괜찮은 투수인데 이날 경기에서는 타자들에게 잘 통하지 않았다. 힘겹게 피칭하면서 4실점을 했는데 밸런스 회복에 중점을 두고 다음 등판을 준비한다면 더 좋은 피칭이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켈리 본인도 마운드에서 투구하는 내내 자신의 피칭이 만족스럽지 않았을 것 같다. 구위가 나쁘지 않음에도 밸런스가 무너져서 제구가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으면 결국 점수를 계속 내줄 수밖에 없는 상황에 직면한다.
투수는 타자를 이기려고 하는 게 먼저가 아니라 경기 당일 자신의 투구 밸런스가 얼마나 잘 맞는지를 첫 번째로 먼저 생각해야 한다.
↑ LG 트윈스 투수 정우영이 5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경기에서 7회말 마운드에 올라 역투하고 있다. 사진(서울 잠실)=김영구 기자 |
LG 마무리 고우석은 지난해보다 투구폼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