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美 미니애폴리스) 김재호 특파원
'임시 선발'의 한계속에서 최선의 결과를 보여줬다. '임시' 꼬리표를 떼기 위해서는 보완해야할 점도 남겼다.
양현종은 6일(한국시간) 타겟필드에서 열린 미네소타 트윈스와 원정경기 선발 등판, 3 1/3이닝 4피안타 1피홈런 1볼넷 8탈삼진 1실점 기록했다. 투구 수 66개, 평균자책점은 2.25가 됐다.
이날 양현종은 손가락 부상으로 등판 일정이 밀린 아리하라 고헤이를 대신해 로테이션에 투입됐다. 사실상 '임시 선발'이었다. 두 차례 구원 등판에서 투구 수가 많지 않았기에 투구 수도 제한돼 있었다. 크리스 우드워드 감독은 70~75구를 언급했으나 66구에서 끊었다.
↑ 양현종이 선발 데뷔전에서 가능성과 숙제를 모두 남겼다. 사진(美 미니애폴리스)=ⓒAFPBBNews = News1 |
사실 4회는 선발 투수가 경기를 치르다보면 한 번쯤은 맞이할 수도 있는 위기였다. 정상적인 선발 등판이라면 보통은 한 번쯤은 선발 투수가 스스로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기회를 얻는다. 그러나 이날 그에게 그런 기회는 사치였다. 그럼에도 마지막 타자 호르헤 폴란코를 삼진으로 잡은 것은 고무적인 일이었다.
이날 양현종은 25개의 포심 패스트볼, 24개의 체인지업, 15개의 슬라이더, 그리고 2개의 커브를 던졌다. 아직은 커브가 손에 익지 않은 모습이었다. 양현종은 앞선 인터뷰에서 커브를 "100%가 되도록" 가다듬고 있다고 설명했었다.
세 가지 구종에 기댔지만, 충분히 통했다. 특히 체인지업이 효과가 좋았다. 패스트볼처럼 들어오다 낮게 깔리는 체인지업에 미네소타 타자들의 배트가 연신 헛나갔다. 헛스윙만 8개를 유도했다. 패스트볼도 구속 자체는 80마일 후반대 머무르며 빠르지 않았지만, 제구가 되면서 위력이 통했다. 가버에게 허용한 피홈런도 실투는 아니었다.
한 가지 아쉬웠던 부분은 압도적이었던 첫 대결과 달리, 두 번째 대결에서는 상대 타자들이 그의 공, 특히 체인지업을 공략하는 모습을 보여줬다는 것이다. 메이저리그에서 선발 투수로 생존하기 위해서는 상대 타선을 2~3회는 상대할 수 있어야한다. 이날 등판에서 남긴 숙제다.
그만큼 커브의 중요성도 더 부각된 경기였다. 투수에게 무기가 늘어난다는 것은 그만큼 싸움에서 수가 늘어난다는 뜻이다. 앞으로 그의 빅리그 생존의 키가 될 수도 있다.
팀은 그의 커브 사용을 장려하는 분위기다. 우드워드 감독도 이날 경기전 인터뷰에서 "좋은 커맨드를 갖고 있다고 본다. 더 많이 사용했으면한다"며 양현종이 커브를 더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greatnemo@mae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