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김지수 기자
LG 트윈스와 KIA 타이거즈가 외국인 타자들의 시즌 초반 난조 속에 고민에 빠졌다. 양 팀 모두 타선의 화력이 지난해와 비교해 크게 줄어든 가운데 외국인 타자들까지 제 몫을 하지 못하며 매 경기 득점 생산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2일 현재 LG는 13승 11패로 SSG 랜더스와 공동 3위, KIA는 12승 12패로 두산 베어스와 함께 공동 5위에 올라있다.
개막 첫 한 달간 나쁘지 않은 성적을 거뒀지만 LG와 KIA 모두 주축 타자들의 타격 페이스가 뚝 떨어진 점이 문제다.
LG는 팀 타율(0.231), 팀 득점(88) 모두 10개 구단 중 최하위다. 투수들이 팀 평균자책점 3.78로 2위를 기록 중인 것과는 대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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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즌 초반 부진에 빠진 LG 트윈스 로베르토 라모스(왼쪽)와 KIA 타이거즈 프레스턴 터커. 사진=MK스포츠 DB |
LG는 2020 시즌 목표로 했던 한국시리즈 진출에는 실패했지만 라모스가 지난 몇 년간의 외국인 타자 잔혹사를 끊어주면서 큰 위안이 됐다. 또 올해 KBO 2년차를 맞아 더 큰 활약을 기대했다.
하지만 라모스는 개막 후 23경기 타율 0.210 3홈런 8타점에 그치고 있다. 장타율은 0.370, 출루율도 0.297에 불과하고 득점권에서는 28타수 4안타, 타율 0.143으로 전혀 위압감을 주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첫 23경기에서 타율 0.375 10홈런 21타점으로 불방망이를 휘둘렀던 것과 크게 대비된다.
KIA는 팀 타율만 놓고 보면 0.240으로 LG보다 근소하게 높다. 하지만 팀 득점 95점으로 10개 구단 중 9위, 팀 홈런은 5개로 압도적인 꼴찌다. 리그에서 유일하게 팀 전체 홈런이 한 자릿수다.
특히 KBO 3년차 프레스턴 터커(31)가 극도의 난조를 보이면서 직격탄을 맞았다. 터커는 24경기 타율 0.235 11타점에 그치고 있다. 10개 구단 외국인 타자 중 유일하게 시즌 마수걸이 홈런을 신고하지 못했다.
지난해 타율 0.306 32홈런 113타점으로 리그에서 손꼽히는 성적을 냈던 것을 떠올리면 1년 만에 전혀 다른 타자가 됐다. 올 시즌을 앞두고 수비 포지션을 우익수에서 1루수로 바꾸는 변화가 타격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도 있지만 이 부분을 감안하더라도 터커의 슬럼프는 심각하다.
LG와 KIA로서는 시즌 초반부터 펄펄 날고 있는 타 구단 외국인 타자들의 활약을 보면서 속이 쓰릴 수
우승을 꿈꾸는 LG와 3년 만에 가을야구 진출을 노리는 KIA 모두 외국인 타자가 팀 내 차지하는 비중이 적지 않다. 각각 라모스와 터커의 방망이가 살아나야만 순위 다툼에 뛰어들 수 있다.
라모스와 터커의 부진이 길어질수록 LG와 KIA의 시즌 운용도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다. gsoo@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