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쿄올림픽 마라톤 유망주 오주한, 케냐 전훈에 어려움
- 오창석 감독 풍토병 증세로 입원하자 훈련비 지급 중단
- 대한체육회 “규정상 지도자 없으면 지원 불가” 주장
- 오 감독 가족이 사비로 100만 원 송금
- 육상계 “대한체육회는 누굴 위한 조직인가” 성토
[MK스포츠] 도쿄올림픽 남자마라톤에서 메달 획득의 꿈을 키우고 있는 케냐 귀화선수 오주한(33·청양군청·케냐명·윌슨 로야나에 에루페)이 대한체육회(회장 이기흥)의 경직된 규정 때문에 대표팀 가족의 사비로 훈련비를 충당하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다.
2019년 10월 경주국제마라톤에서 도쿄올림픽 남자마라톤 참가기준기록(2시간9분30초)을 통과, 지난해 1월부터 해발 2300m의 케냐 고지대 캅타갓에서 도쿄올림픽을 준비해온 오주한은 오창석(59) 국가대표팀 감독(백석대 교수)과 함께 1년 넘게 강도 높은 훈련을 해왔었다.
그러나 지난 4월11일 만료된 비자 발급을 위해 일시 귀국, 자가 격리 중이던 오 감독이 케냐 풍토병으로 의심되는 질병으로 18일 서울삼성병원 응급실에 입원하자 대한체육회는 월 200~300만 원으로 추정되는 오주한 훈련비 지급을 중단해 버렸다.
↑ 마라톤국가대표 오주한(오른쪽)이 경직된 대한체육회 규정 때문에 오창석(왼쪽) 감독 가족의 사비로 도쿄올림픽 메달 도전을 위한 훈련비를 충당하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다. |
그러나 오 감독과 함께 오주한을 지도해온 엘리자 무타이(42·케냐) 코치는 오 감독의 동생 오임석(49) 씨에게 “매일 선수 급식과 숙박, 마사지, 차량 유지, 트레이너 수당 지급 등에 현금이 필요한데 오 감독이 귀국한 뒤 훈련비가 끊겼다”며 “우선 미화 1000달러라도 보내달라. 그렇지 않으면 5월1일부터 당장 훈련을 중단해야 한다”고 30일 카톡으로 알려와 오 씨가 사비로 한화 100만 원을 현지로 송금했다.
↑ 오주한의 코치 엘리자 무타이가 4월30일 9만6700실링(100만 원)을 잘 받았다며 오임석 씨에게 보낸 영수증. |
케냐 트루카나 출신으로 2시간5분13초의 개인 최고기록을 보유한 오주한은 2011년 이후 경주와 서울 국제마라톤에서 모두 7번 우승했으며 2018년 우여곡절 끝에 귀화에 성공,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에서 이봉주가 은메달을 딴 이후 25년 만에 한국이 올림픽 남자마라톤에서 메달을 딸 수 있는 유망주로 꼽혀왔다.
↑ 오주한(왼쪽)은 케냐에서 도쿄올림픽 메달 꿈을 위한 전지 훈련을 하고 있다. |
한편 2011년부터 오주한의 감독 겸 대리인으로 활약해온 오창석 감독은 현재 서울삼성병원에 입원 중인데 상태가 위중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 감독은 4월26일 가족을 통해 남자마라톤 대표팀 감독직 사표를 제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