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美 세인트루이스) 김재호 특파원
극적인 대타 동점 스리런 홈런, 이는 베테랑다운 통찰력과 준비 정신이 만들어낸 결과였다.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내야수 맷 카펜터(35)는 30일(한국시간) 부시스타디움에서 열린 필라델피아 필리스와 시리즈 마지막 경기 5회말 김광현의 대타로 등장, 2사 1, 2루에서 우측 담장 넘어가는 스리런 홈런을 때렸다.
극적인 장면이 연출됐다. 타구를 쫓은 상대 우익수 로먼 퀸이 펜스 위로 점프, 타구에 글러브를 대는 것까지 성공했으나 글러브를 맞고 홈팀 불펜으로 넘어갔다. 경기장을 찾은 1만 3159명의 관중들을 광란의 도가니로 몰아넣는 홈런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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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맷 카펜터는 이날 대타로 나와 역전 스리런 홈런을 때렸다. 사진=ⓒAFPBBNews = News1 |
준비과정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경기를 보면서 페이스를 읽었다. 대타 상황이 올 수도 있겠고, 득점권에 주자가 있을 때 놀라를 상대할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다. 놀라는 커브를 많이 던지는 투수기에 4회부터 배팅케이지로 가서 커브만 열심히 쳤다. 기회가 찾아왔고, 놀라는 나에게 치기 좋은 커브를 던졌다. 계획대로 실행에 옮겼다"고 말했다.
놀란 아레나도의 합류로 이번 시즌 역할이 애매해진 카펜터는 주로 대타 역할로 기용되고 있다. 타격 내용에 비해 성적이 따라주지않아(이전까지 타율 0.073) 마음고생이 심했던 그다.
그는 "운이 따르지 않은 것은 아쉬운 일이나 이것도 경기의 일부다. 이런 일들은 이전에도 있었다. 오늘같이 내뜻대로 풀리는 날이 있으면 즐기고 있다"고 말했다. "그저 팀을 돕겠다는 생각뿐이다. 팀에 영향을 미칠 수 있고, 긍정적인 방향으로 도울 수 있다고 생각한다. 오늘은 옳은 방향으로 가는 아주 큰 걸음걸이를 내딛었다. 좋은 타격 내용을 보이며 이길 수 있는 기회를 줬다. 어떤 역할이든, 언제든 불리면 나가서 뛸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타격은 운동중 가장 힘든 것이고, 대타는 타격중에서도 가장 힘든 것"이라고 말하며 "이전에도 경험이 있기에 어떻게 하는지를 알고 있다. 베테랑 선수들이 젊은 선수들보다 더 적응이 쉽다고 본다. 힘든 일이지만, 항상 준비하고 있다"며 대타로서 마음가짐에 대해서도 말했다.
카펜터의 이날 홈런은 선수단 모두를 감동시켰다. 김광현도 "맞자마자 홈런이라 생각했다. 상대 우익수가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고 잡으려고 한 것이 인상적이었다. 넘어가서 다행이라 생각했다"며 생각을 전했다. greatnemo@mae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