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K스포츠 정철우 전문기자
얼마 전 요미우리 요 다이칸이 뉴스에 오르내린 적이 있었다. 올 시즌 1군 경험이 전혀 없는 외야수의 기사가 비중있게 실렸다.
야구를 잘해서가 아니다. 불성실한 태도가 논란이 됐다.
석간 후지는 "요다이칸은 2군 경기서 불성실한 수비를 하다 아베 2군 감독의 눈 밖에 났다. 지금은 2군에도 있지 못하고 3군으로 쫓겨간 상황"이라고 보도했다.
↑ 요 다이칸이 요미우리 입단식에서 말끔하게 정리된 머리를 하고 나타나 눈길을 끌었다. 사진=요미우리 SNS |
요 다이칸은 2017년 5년 총액 22억 엔(약 228억 원)의 조건에 FA 계약을 맺은 대형 선수였다. 공.수.주 3박자를 지닌 톱 클래스 선수였다.
하지만 요미우리 이적 후 급격한 하락세를 보였다. 2019년 110경기를 뛰며 타율 0.274를 기록하며 잠시 반짝하는 듯 했으나 지난해 다시 타율이 0.238로 떨어졌고 38경기 출장에 그쳤다.
요 다이칸은 요미우리 영입 당시부터 불안 요소가 있는 선수로 꼽혔다. 자유 분방한 성격을 갖고 있어 요미우리의 엄한 규율에 적응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시선이 있었다.
요미우리는 '신사 구단'을 추구한다. 머리 염색도 안되고 장발이나 수염도 허용되지 않는다. 경기 중 껌을 씹는 행위도 금지다. 요 다이칸의 성격과는 애초부터 맞지 않았다고 볼 수 있다.
비슷한 케이스는 또 있다. 올 시즌을 앞두고 영입한 투수 이노가 주인공이다.
요미우리는 지난해 12월 전 요코하마 DeNA 출신 투수인 이노 쇼이치(34)와 2년 2억엔(추정)에 계약했다.
올 시즌 성적은 6승7패, 평균 자책점 3.94. 150km가 넘는 빠른 공과 포크볼이 주무기인 투수다. 특히 올 시즌엔 포크볼과 구속이 비슷한 컷 패스트볼을 장착하며 구종을 늘린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
그러나 이노는 성적 못지 않게 독특한 발상과 행동으로 더 주목 받는 투수다. 별명이 우주인일 정도다.
신인 시절 선발 등판 경기에 지각해 감독과 투수 조장인 미우라에게 크게 혼이 난 뒤 그 경기서 자신의 첫 완투승을 기록하기도 했으며 나카하타 당시 감독으로부터 “말을 하면 다른 말이 돌아온다. 일상적으로 대화를 할 수 없다”는 평을 듣기도 했다.
끝이 아니다. 자신의 승리구를 난데 없는 동료들에게 선물을 하는 이해 하기 어려운 행동도 했으며 경기 중 투구판 뒤에 자신만의 문자를 남기고 투구하는 버릇도 갖고 있다. 투구에 맞은 뒤 다음 타석에서 교체 됐는데 “통증 탓이 아니라 핫 로션을 너무 발라 뜨거워서 나갈 수 없었다”고 밝히는 등 선뜻 납득이 안되는 언어를 사용하는 투수로 이름이 높다.
이노 역시 요미우리에 적응하지 못하고 있다.
올 시즌 딱 한 경기를 던졌는데 3월31일 주니치전서 1이닝 4실점으로 무너진 뒤 기회를 얻지 못하고 있다.
실력도 실력이지만 독특한 그의 발상이 팀에 적응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원래부터 요미우리에 어울리지 않는 선수였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그렇다면 요미우리는 왜 이런 말썽 요소를 안고 있는 선수들을 자꾸만 영입하는 것일까.
우선은 전력 보강에 매번 혈안이 되어 있기 때문이다.
요미우리 선수 출신이자 전력 분석원으로 오랜 시간 활동했던 미쓰이 야스히로는 아에라 닷과 인터뷰서 “욕을 먹어도 전력 보강을 해야 하는 것이 어찌 보면 요미우리의 숙명”이라고 말했다.
미쓰이는 "요미우리에겐 상승(늘 이기는) 거인군이라는 숙명이 있고 현장은 큰 중압감을 짊어지고 있다. 매년 반드시 우승해야 한다는 부담감 속에서 전년보다 조금이라도 전력을 끌어올려야 한다. 젊은 인재의 육성도 중요하지만 어디까지나 상승만을 추구하는 현실이 있다”며 “팬들로부터 비판이 있는 건 알고 있고, 내가 편성에 있을 때 구단 OB로부터 너무 많이 잡는 것 아니냐며 핀잔을 들은 적도 있다. 그래도 전력 상승을 위해 보강을 계속하는 것은 거인군의 숙명이다. 현장에서 달라는 요청이 있으면 프런트는 응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또 있다. 설사 영입이 실패로 돌아가더라도 상대 팀의 전력을 약화 시킬 수 있다면 아낌 없이 지갑을 여는 것이 요미우리다.
요미우리 출신 한 관게자는 석간 후지와 인터뷰서 "FA 영입을 통해 좋은 결과를 얻지 못하더라도 그 팀에 남아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는 선수라면 요미우리는 영입 후보로 올린다. 그 선수를 빼내와서 쓸 수 없더라도 그 팀의 전력이 약해지면 나중에 상대할 대 유리해지기 때문이다. 요미우리가 같은 리그 FA에 특히 더 관심이 많은 이유"라고 밝
요미우리는 자금력이 풍부한 구단이다. FA 먹튀 몇 몇 쯤 나타나는 것은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팀 전력에 큰 힘이 되지 않더라도 상대팀의 전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면 손을 내밀 수 있는 구단이라는 의미다.
결국 FA 먹튀가 많은 것은 요미우리의 팀 분위기나 구조상 당연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