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로나19로 힘든 체육계에 올해 1조7000억 지원
- 도쿄올림픽 나가는 우리선수단 뒷받침에도 최선
- 2032년 올림픽 남북공동유치에도 적극적인 관심
- 체육공단 창립 32주년…조현재이사장 단독 회견
[MK스포츠] “미증유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피해가 막심한 체육계를 추스르기 위해 모두 1조7000억 원을 지원하고 3개월 앞으로 다가온 도쿄올림픽에서 한국 선수단이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도록 뒷받침하겠습니다. 정부가 추진 중인 2032년 하계올림픽 서울-평양 공동유치에도 힘을 보태겠습니다.”
서울올림픽 기념 국민체육진흥공단(이하 체육공단) 창립 32주년(4월 20일)을 맞아 22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체육공단에서 MK스포츠와 단독회견한 조현재(61) 체육공단 이사장은 밝은 표정으로 인터뷰에 응했다. 지난 2월22일 임기 3년의 제13대 체육공단 이사장에 부임한 그는 지난 2개월간 현장을 뛰며 업무 파악에 집중해왔다. 다음은 조 이사장과의 일문일답.
“건강하고 행복한 국민 위해 헌신하겠다”
![]() |
↑ 조현재 이사장(오른쪽)이 현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국민체육진흥공단 제공 |
▲ “우리나라 체육진흥의 큰 축으로 건강하고 행복한 국민을 위해 헌신하는 체육공단의 이사장으로 부임하게 돼 영광스럽게 생각하며 막중한 책임도 느낍니다. 서울올림픽 개최 다음 해인 1989년 김옥진 초대 이사장님부터 지난 2월 퇴임하신 조재기 제12대 이사장님까지 전임 이사장님들이 다져놓은 체육공단의 기반을 더욱 굳건히 하겠습니다. 아시다시피 체육공단은 체육기금 마련을 위해 다양한 기금조성 사업(경륜, 경정, 체육진흥투표권)을 시행해 우리나라 체육 재정의 90% 이상을 책임지고 있습니다. 또 집 근처 체육시설 확대, 국민체력100과 같은 운동프로그램 보급, 체육지도자를 포함한 체육인재 양성, 스포츠산업 육성 및 체육과학 연구 등을 통해 모든 국민이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누리는 대한민국을 만드는 데 앞장서고 있습니다. 이사장으로서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조 이사장은 “당장 코로나19의 장기화로 심각한 타격을 입은 체육계를 위해 올해에만 생활체육(7717억), 전문체육(3939억), 스포츠산업(3528억), 국제스포츠 역량 강화(890억), 장애인체육(909억) 분야에 약 1조7000억 원을 지원할 예정이다.”고 덧붙였다. 1982년 제26회 행정고시에 합격한 조 이사장은 이듬해 체육부 사무관으로 관계에 발을 디뎌 1986년 아시안게임과 1988년 서울올림픽 땐 현장에서 뛰었고 2002∼2003년에는 문화부 국제체육과장으로 월드컵축구, 부산아시안게임, 대구 하계유니버시아드 대회를 성공적으로 치러내는데 기여했다. 이어 2006년 문화관광부 체육국장, 2013년 문체부 제1차관 등을 역임하는 등 체육분야에 내공이 깊다는 평가다.
‘코로나19 위기극복 지원추진단’신설해 단장 맡아
- 코로나19 장기화로 국내 스포츠산업들이 심각한 위기를 겪고 있습니다. 피해 현황과 대응책이 궁금합니다.
▲ “코로나19로 인해 지난해 국내 스포츠산업 전체 매출액은 34.1%인 약 1조1000억 원 감소(2019년 3조2049억 원→2020년 2조1124억 원)했고, 관련 산업 근로자는 4만 명(8.8%)이 줄었습니다.(2019년 45만7000명→2020년 41만7000명) 이사장 부임 직후 현장을 살펴보니 영세업체의 매출 감소와 고용위기가 매우 심각하다고 판단해 ‘코로나19 위기극복 지원추진단’을 신설했습니다. 추진단은 저를 단장으로 빠른 업무추진을 위해 각 본부장을 반장으로 해 총 4개반(총괄반, 피해극복 지원반, 체육시설 안전관리 지원반, 기금조성 상생협력 지원반)으로 구성, 운용중입니다. 현재 정부 추경을 통해 2701억 원의 예산을 확보했고, 1005억의 예산이 배정된 실내체육시설 트레이너 1만 명의 고용 지원사업이 오는 26일부터 접수를 시작하는 등 피해가 큰 스포츠산업에 대한 신속한 지원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저를 비롯한 임직원 모두가 역량을 집중하고 있습니다.”
경륜·경정 작년 900억 원 적자…온라인 발매 허용 시급
- 국내 스포츠산업의 위기 못지않게 경륜, 경정 등 체육공단 주요 사업의 피해도 막심할 텐데 그 현황과 대책은?
▲ “작년 2월23일부터 사회적 거리두기에 따라 주요 수익원인 경륜 경정 시설이 사실상 폐쇄 상태입니다. 이 때문에 지난 한 해 동안 경륜은 653억 원, 경정은 251억 원 등 약 900억 원의 적자를 기록했습니다. 또 경륜 경정에 종사했던 1800명의 생계가 막연합니다. 지난해 손실 보전금 600억 원, 금융차입 400억 원을 기록했고 올해도 금융차입 800억 원을 추가할 계획입니다. 하지만 희망도 조금씩 보이기 시작합니다. 체육공단이 꾸준히 추진했던 경륜 경정 승자투표권 온라인 발매(베팅)를 허용하는 경륜·경정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올해 안에 온라인 발매사업이 가능하게 됩니다. 코로나19로 인한 피해를 조금이라도 만회할 수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사실 경륜 경정 경마 등 사행사업에 대한 온라인 발매는 우리보다 IT 수준이 떨어지는 일본뿐 아니라 영국 프랑스 호주 홍콩 싱가포르 등도 본인 실명 확인과 청소년 통제 등 나름의 안전장치를 확보해 시행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2005년 허용됐다가 법적 근거가 없다는 이유로 금지됐는데 사행사업을 시행하는 나라 가운데 우리나라만 유일하게 온라인 발매가 금지되고 있다. 더욱이 코로나19로 인해 대면보다는 비대면 베팅이 절실한 상황인데도 시행을 미루어 오다 최근 ‘허용’으로 분위기가 바뀌어 가고 있다는 것.
문화부 국장 시절 북한 체육시설 지원 경험
![]() |
↑ 조현재 이사장이 국민체육진흥공단 창립 32주년을 맞아 거행한 비전 선포식에서 새로운 핵심가치를 설명하고 있다. 사진=국민체육진흥공단 제공 |
▲ “이 프로젝트는 한반도 평화 정착과 남북 체육 교류의 획기적인 계기를 마련하기 위해서라도 적극 추진해야 할 것입니다. 2018년 평양에서 남북 정상이 발표한 ‘9.19 선언’에 따라 남북이 합심해 2032년 올림픽을 한반도로 유치하면 체육공단도 원활한 대회 준비를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하겠지요. 2007년 문화부 체육국장 재직 당시 북한의 4.25 경기장, 김일성 경기장의 인조잔디 구장 시공과 관련해 기술적 지원을 주도한 바 있습니다만 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서 2032년 올림픽의 한반도 개최가 결정될 시 북한에 대한 지원이 가능하다고 봅니다.”
2032년 올림픽 남북 공동유치는 최근 소원해진 남북관계와 더불어민주당 소속 박원순 서울시장 후임으로 당선된 오세훈 시장이 국민의힘 소속이어서 추진 동력이 약화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그러나 4.7재보선에서 보수 우파가 압승, 북측이 진보 좌파 정부가 추진하는 2032년 올림픽 공동유치에 협조할 가능성이 커졌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고, 오세훈 시장도 긍정적인 입장이어서 올림픽 유치 움직임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다만 유치 경쟁 도시인 호주의 브리즈번이 지난 2월 IOC로부터 우선 협상지로 지정받는 등 유리한 고지를 선점해 서울-평양 공동유치가 다소 불리한 상황이기는 하다.
도쿄올림픽 대표선수에 특별장려금 지원 고려
- 지난해 개최하려다 코로나19 때문에 1년 연기된 2020 도쿄올림픽이 3개월 뒤 열리는데 우리나라 선수단에 대한 지원책은 마련하셨는지...
▲ “코로나19 때문에 모두가 힘들어하고 있는데 우리 선수들이 도쿄에서 낭보를 전해주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우리가 금메달 7개로 종합 10위를 겨냥하고 있다는데 목표를 달성하면 좋겠습니다. 대표선수 훈련비나 출전경비 등 예산 책정은 이미 끝났고 도쿄 현지에서 선수들에 대한 심리 상담도 진행해 막판 컨디션을 조절하는데 도움을 줄 계획입니다. 아울러 문체부와 협의를 거쳐 우수선수에겐 특별장려금을 지급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습니다.”
올림픽공원에 스포츠 가상체험공간 개장
- 오늘 오랜만에 올림픽공원을 거쳐 이곳까지 왔는데 종전과는 확연히 달라졌음을 느꼈습니다.
▲ “올림픽공원은 1986년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조성됐으며, 이후 도심 속 자연을 만끽하는 체육, 문화, 역사, 생태공원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올림픽 유산인 올림픽공원이 단순한 여가공간을 넘어 스포츠와 ICT기술을 접목해 첨단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국가대표 스포츠기업 육성의 산실이 되고자 다양한 변화를 시도하고 있습니다. 국민들이 스포츠를 일상에서 안전하고 색다르게 즐길 수 있도록 VR ‧ AR 기술을 활용한 스포츠 가상체험공간인 360°스마트관을 지난 3월 오픈했으며, 올림픽공원의 산책로를 달리고 걷는 동안 칼로리 소모량, 기록 등이 스크린에 표출되어 실시간 코칭이 가능한 스마트 조깅트랙을 만드는 등 다양한 스포츠 콘텐츠 보급을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또한 K-아트홀을 K-POP 온라인 실감 공연장으로 조성중이며, 노후된 벨로드롬(자전거 경기장)을 음악 공연, e스포츠, 드론스포츠 및 각종 전시회와 함께 자전거 관련 콘텐츠도 즐길 수 있는 ‘벨로파크’(가칭)로 조성하기 위해 리모델링 자문위원회를 구성해 지난 2일부터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더불어 스포츠산업 발전을 위해 기업지원관과 전시체험관으로 구성된 ‘스포츠산업 종합지원센터’도 지난 2월 문을 열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우리나라 체육 발전사를 한눈에 확인하고 체험할 수 있는 국립체육박물관의 건립이 완료되면 올림픽공원은 명품 복합스포츠문화 콘텐츠 공원으로 거듭날 것으로 믿습니다.”
4월 체육주간에는 다양한 운동 프로그램 공개
![]() |
↑ 우리나라 체육진흥의 한 축으로 매년 체육재정의 90% 이상을 부담하는 서울올림픽 기념 국민체육진흥공단 전경. 사진=국민체육진흥공단 제공 |
▲ “올해 체육주간은 코로나19 걱정 없이 안전하게 운동을 즐길 수 있는 운동법을 소개하고 온라인으로 참여할 수 있는 ‘운동백신으로 코로나19 이겨내요’를 준비했습니다. 이를 위해 체력관리의 중요성을 재미있게 표현한 ‘국민체력 100세편살(100세까지 편히 살자)’을 챌린지 형식으로 보급하여 남녀노소 누구나 참여하도록 유도할 계획입니다. 참여자분들을 대상으로 우수작을 선정해 상품도 드릴 예정입니다. 또 국민에게 친숙한 국민건강체조(조회수 530만회)를 고화질 버전으로 새롭게 제작하여 공개할 계획입니다.”
‘수처작주, 입처개진’의 자세로 새로운 도약 이룰 터
- 마지막으로 하고싶은 말이 있다면?
▲ “중국 당나라 때 임제선사가 남긴 ‘수처작주(隨處作主) 입처개진(立處皆眞)’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어느 곳이든 내가 주인이 되면 그곳은 모두 진리다’라는 뜻으로 언제 어디서든 진실하고 주체적이며 창의적인 주인공으로 살아가면 그 자리가 행복의 자리, 진리의 자리라는 가르침에 따라 새로운 도약을 이루어낼 수 있도록 체육공단을 이끌고 가겠습니다.”
조 이사장은 “그동안의 관습과 관행에서 벗어나 권위적인 조직문화를 없애기 위해 줄 서서 대기하던 대면보고를 비대면 스마트 보고로 전면 개선하고 공단 미래의 주역인 젊은 직원들과 격의 없는 소통으로 현장의 참신한 아이디어를 얻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조 이사장은 부임하자마자 수행비서 제도부터 없애 화제가 됐다.
조현재 이사장 약력
학력
1979년 휘문고 졸업
1983년 연세대 행정학과 학사
1988년 서울대 대학원 행정학과 석사
1995년 영국 브리스톨대 대학원 행정학과 박사
경력
1982년 제26회 행정고시 합격
1983년 체육부 국제경기과 행정사무관
1996년 대통령비서실 행정관
2006년 문화관광부 체육국 국장
2011년 문화체육관광부 기획조정실 실장
2013년 문화체육관광부 제1차관
2014년 동양대학교 경영관광학부 석좌교수
2015년 대한체육회 전국체전위원회 위원장
2018년 제9대 한국국학진흥원 원장
2021년 제13대 국민체육진흥공단 이사장
수상
1989년 대통령표창
2000년 근정포장
2012년 홍조근정훈장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