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K스포츠 정철우 전문기자
롯데가 또 불화설에 휩싸였다. 지난해에도 갈등을 노출한 바 있는 허문회 감독과 성민규 단장 사이에 알력이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발단은 포수 지시완 기용 문제다. 허 감독은 지시완에게 최소한의 기회만 주다 2군으로 내려보냈다.
성민규 단장이 주도적으로 단행한 트레이드로 영입해 온 선수이기 때문에 허문회 감독이 쓰려 하지 않는다는 것이 갈등설의 몸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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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허문회 롯데 감독이 올 시즌에도 단장과 불화설에 휨싸였다. 이럴 때 일수록 공정한 리더십이 필요하다. 사진=MK스포츠 DB |
진실은 저 너머에 있다. 누구도 입을 열지 않는다. 이런 상황에서 입을 여는 것은 판을 깨자는 것 밖에 안된다. 사실이 아니면 냉가슴을 앓을 일이고 사실이어도 입 밖에 낼 상황은 아니다.
중요한 건 선수들이다. 구단의 양 리더간에 불화가 있다면 중간에 낀 선수들만 고생할 수 밖에 없다.
지시완 문제만 해도 그렇다. 진실은 아무도 말하지 않고 있지만 선수들은 모두 알고 있을 것이다. 허문회 감독의 사심이 들어간 기용 방법이라면 누구보다 선수들이 더 먼저 눈치를 채게 돼 있다.
선수들의 시선은 냉정하다. 특히 선수 기용 문제에 예민하다. 허문회 감독이 사심으로 팀을 운영하려 한다면 누구보다 빨리 알아채고 움직이는 것이 선수들이다.
감독이 사심으로 경기를 운영한다면 팀 워크는 금세 와해될 수 밖에 없다. 와해된 팀 워크는 팀 성적으로 이어진다.
잘 풀릴 때는 별 문제가 없다. 승리라는 지상 목표에 덮여 묻어갈 수 있다.
하지만 팀 성적이 떨어지기 시작하면 팀 워크 문제는 살살 고개를 들기 시작한다. 선수들 사이에 파벌이 생기고 서로가 나뉘어 서로를 헐뜯는 분위기가 조성된다.
감독의 리더십이 중요한 이유다. 선수들을 하나로 묶고 하나의 목표를 향해 가도록 하는 것이 감독의 할 일이다. 어쩌면 세상 그 어떤 전략 보다 중요한 것이 리더십이라 할 수 있다.
세상을 깜짝 놀라게 할 묘수를 찾는 것 보다 리더로서 팀을 공정하게 이끄는 것이 더 중요하다.
허문회 감독은 지시완을 2군으로 내리며 "1군에서 한정된 기회를 받는 것 보다 2군에서 제대로 실력을 쌓아 올라오는 것이 더 옳은 결정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말이 진심이 아니라면 롯데 선수들이 제일 먼저 눈치를 챌 수 있다. 감독의 말이 진심인지 아닌지는 선수들이 가장 잘 안다.
반복해 말하게 되지만 팀 워크 붕괴는 위기 때 찾아온다. 아직까진 별 일이 없어도 허 감독이 사심으로 팀을 운영
굳이 진실 게임으로 진위를 가리지 않아도 팀 성적이 말해줄 것이다.
감독의 리더십은 그래서 가장 중요하고 또 가장 무서운 결과를 낳을 수 있다. 선수들의 마음을 사지 못하는 감독은 절대 명장이 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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