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시우 |
김시우(26)는 공이 그린 밖에 있었지만 퍼터를 잡고 약 9m 정도 되는 버디 퍼트를 시도했다. 공은 김시우가 판단했던 라인을 타고 정확히 홀로 향했다. 하지만 힘이 약간 모자랐는 지 홀 가장자리에 멈췄다. 약간의 바람만 도와줘도 들어갈 것 같은 상황이었다.
김시우는 물론 동반 라운드를 펼쳤던 맷 쿠처(미국) 마저도 허리를 굽히고 한참이나 쳐다볼 정도로 공은 홀로 떨어질 것 같았다. 탭인을 시도하지 않고 어느 정도의 시간이 흘렀을 무렵 공은 중력의 힘을 버티지 못한 듯 홀로 '쏙~' 사라졌다. 김시우와 쿠처 모두 신기하다는 듯 환한 미소를 지었다.
분명 버디 퍼트가 홀 안으로 들어간 상황이지만 스코어 카드에는 파가 찍혔다. 골프규칙 위반으로 1벌타가 주어졌기 때문이다.
골프 규칙 13.3a에는 공이 홀 가장자리에 걸쳐 있을 경우 홀에 다가가는데 필요한 합리적인 시간을 주고, 이후 10초를 추가로 기다릴 수 있게 하고 있다. 하지만 10초가 지나 공이 홀 안으로 떨어지게 되면 직전의 스트로크로 홀 아웃한 것으로 인정하되 대신 1벌타를 더해야 한다.
쿠처는 경기 위원에게 "10초 이상 걸린 것은 맞지만 공이 계속 움직이고 있었고 그 공을 칠 수 없는 것 아니냐"고 김시우를 두둔했지만 결과를 뒤집지는 못했다. 김시우는 이날 2번홀, 4번홀, 5번홀에서 버디 3개를 잡았는데, 3번홀까지 버디가 나왔다면 4연속 버디가 될 뻔했다. 이날 버디 3개, 보기 3개로 이븐파 71타를 기록한 김시우는 합계 4언더파 209타로 공동42위를 달렸다.
임성재(23)는 이틀 연속 공동 4위 자리를 유지하면서 지난 3월 혼다 클래식 공동 8위 이후 한 달만에 '톱10' 성적을 바라보게 됐다. 임성재는 버디 5개와 보기 3개로 2타를 줄여 합계 11언더파 202타를 기록했다. 18언더파 195타로 단독 선두에 나선 스튜어트 싱크(미국)와는 7타 차다.
경기 후 임성재는 "오늘 바람이 불어 어려웠지만 그래도 후반 들어 샷감이 돌아와 마무리를 잘했다"고 말했다. 임성재는 또 "선두와
48세 노장 싱크는 2위 콜린 모리카와(미국)를 5타 차로 여유 있게 따돌리고 지난해 9월 세이프웨이 오픈 이후 7개월 만에 투어 8승째를 바라보게 됐다.
[오태식 스포츠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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