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인천 계양) 김지수 기자
2020-2021 시즌 V-리그 봄배구 최종전은 경기 내용만큼이나 양 팀 사령탑의 설전도 치열했다.
대한항공은 17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챔피언결정전(5전 3선승제) 5차전 우리카드와의 경기에서 세트 스코어 3-1로 이겼다. 종합 전적 3승 2패로 우리카드를 제치고 정상에 올랐다.
이날 경기는 1세트부터 3세트까지 3연속 듀스 승부가 이어지며 매 순간 손에 땀을 쥐게 만들었다. 마지막 순간 웃은 건 대한항공이었지만 우리카드 역시 매 세트 매서운 경기력으로 팬들에게 박수를 받았다.
↑ 로베르토 산틸리(왼쪽) 대한항공 감독과 신영철 우리카드 감독. 사진(인천 계양)=김재현 기자 |
여기에 산틸리 대한항공 감독, 신영철 우리카드 감독 역시 경기 외적으로 신경전을 벌여 눈길을 끌었다.
포문은 신 감독이 열었다. 5차전에 앞서 산틸리 감독을 향해 강도 높은 비판을 쏟아냈다.
신 감독은 “알렉스가 지난 4차전에 앞서 산틸리 감독에게 인사를 했는데 산틸리 감독이 ‘두고 보겠다’라는 말을 했다고 들었다”며 “배구인으로서 그런 식으로 얘기하는 건 아니다. 경기 전에 알렉스를 자극한 것 같다. 오늘 경기 전 산틸리 감독과 악수도 안 할 거다. 인간 같지 않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신 감독은 5차전 시작 직전 자신의 말을 지켰다. 산틸리 감독이 신 감독을 향해 악수를 하자는 제스처를 취했지만 신 감독은 이를 외면했다.
반면 산틸리 감독의 입장은 달랐다. 그는 우승 확정 직후 승장 인터뷰에서 취재진의 질문이 나오기도 전에 알렉스와 4차전에서 나눴던 대화 내용을 먼저 꺼냈다.
산틸리 감독은 “내가 (알렉스와 얘기한) 당사자니까 말씀드리겠다. 100% 사실을 얘기하자면 4차전이 시작하기 전 경기장 복도에서 알렉스와 우연히 마주쳤고 알렉스에게 나한테 뭐라고 할 게 아니라 너의 플레이에 집중하라고 했다. 기분 상할만한 말은 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산탈리 감독은 그러면서 “신 감독이 5차전을 시작하기 전에 악수를 하지 않았다. 지도자로 여러 나라에서 생활하면서 이렇게 악수를 거절한 감독은 인생에서 처음이다. 나는 한국에서 외국인 사령탑으로 항상 주목받아왔다. 여러분이 결
신 감독 역시 경기 종료 후 패장 인터뷰에서 시즌 총평과 우리카드 선수단을 향해 고맙다는 말만 짧게 남겼다. 우승팀에게 흔히 전하는 축하의 말도 없었다. 양 팀 감독들은 적지 않은 앙금을 남긴 채 올 시즌의 문을 닫게 됐다. gsoo@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