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K스포츠 정철우 전문기자
올해도 여전하다. 심판에 대한 불신이 시즌 초반부터 야구계를 달아오르게 하고 있다.
비디오 판독이 도입되며 큰 줄기의 오심은 대부분 잡아낼 수 있게 됐다. 하지만 스트라이크 존은 여전하다.
스트라이크 존에 대한 불만이 적어도 하루에 하나 이상씩 쏟아져 나오고 있다.
↑ 주심의 스트라이크 판정에 불만의 목소리가 높아지며 로봇 심판 도입에 대한 필요성도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아직 기술적으로 보완해야 할 문제들이 남아 있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 사진=MK스포츠 DB |
심판들은 "스트라이크.볼 판정은 심판의 고유 권한"이라며 물러서질 않고 있다. 팬들은 이에 대해 "로봇 심판을 도입하자"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로봇 심판은 메이저리그에서 먼저 시험적으로 테스트를 하고 있다. 메이저리그는 산하 독립리그 등을 통해 로봇 심판의 가능성을 엿보고 있다.
우리 나라도 로봇 심판 제도를 도입하려는 움직임이 있다. 한국야구위원회(KBO) 차원에서 로봇 심판 시범 운영 업체를 모집하기도 했다.
로봇 심판 시스템은 자동으로 스트라이크·볼 판정을 한다. 데이터 기계가 투수가 던진 공이 존을 통과했을 경우와 그렇지 않았을 경우를 가린다.
주심은 이어폰으로 기계의 판정을 전달받고 그대로 콜한다. 2019년 미국 독립리그인 애틀렌틱 리그에서 처음으로 로봇심판 시스템이 시범운영됐고 KBO도 지난해 퓨처스리그에서 로봇심판 시스템을 시범운영했다.
그러나 기계가 판독 후 심판에게 전달되는데 1.5초 정도 시간이 걸렸다. 야구에서 1.5초는 대단히 긴 시간이다. 모든 볼 판정에 1.5초가 소비되게 되면 야구의 스피드업이라는 당면 과제와 충돌하게 된다.
이 시간의 차이만이 아니다. 로봇 심판을 도입하기 어려운 진짜 이유는 따로 있다.
시간까지 감수할 수 있다고 해도 정확성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로봇 심판 시범 운영 사업에 참여하려 했던 한 업체 관계자는 "스트라이크 존 좌.우 콜에 대해서는 100% 신뢰도를 확보할 수 있다고 자신한다. 하지만 상.하는 다르다. 선수마다 키가 다르기 때문에 타자별로 상.하위 스트라이크 존을 새롭게 설정해야 한다. 솔직히 이 작업에는 자신이 없다. 어떤 업체도 타자별로 상.하위 스트라이크 존을 맞출 수 있는 업체는 없다고 봐야 한다. 스트라이크 존에서 상.하위 존이 차지하는 비중이 대단히 큰데 선수의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콜은 정확하다고 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결국 로봇 심판이 도입되려면 현재 기술력을 뛰어 넘는 새로운 기계가 발명이 돼야 한다는 뜻이다. 로봇 심판 시장이 앞으로 어떻게 펼쳐질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새로운 기술 개발을 바라는 것은 다소 위험한 발상이 될 수 있다.
손해를 감수하고라도 개발에 나서는 업체가 있다면 모를까 현실적으로는 어려운 이야기가 될 수 밖에 없다.
결국 스트라이크 존 높.낮이를 잡지 못하는 로봇 심판은 그 역시 한계가 있다는 결론에 이르게 된다.
우리 심판들이 보다 공정하고 일률적인 스트라이크 존 적용을 해주길 바라는 수
갈수록 로봇 심판에 대한 필요성은 높게 제기되고 있지만 아직은 걸음마 단계에 불과하다. 그러나 분명한 건 언젠가 로봇이 판정을 내리는 시대가 올 것이라는 점이다. 지금처럼 논란이 끊임 없이 제기되면 그 시기는 더욱 앞당겨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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