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K스포츠 정철우 전문기자
키움 출신 외국인 타자 제리 샌즈(한신)가 야구 실력 뿐 아니라 인성으로도 최고의 선수로 인정 받고 있다.
자신을 ?A세우지 않고 팀의 동료로 녹아들기 위해 많은 공을 들이는 자세가 일본에서도 높은 평가를 얻고 있다.
일본 스포츠지 닛칸 스포츠 한신 담당 기자는 최근 칼럼에서 "샌즈는 외국인 선수라는 특별함을 내세우지 않는다. 때문에 팀에 스스럼없이 녹아들어 팀 워크에 큰 도움이 되는 선수"라고 높게 평가했다.
↑ 샌즈(오른쪽)가 한신 괴물 루키 사토(왼쪽)과 타격 폼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사진=한신 SNS |
여러 사례가 있었다. 우선은 괴물 루키 사토 데루아키와 일화.
8일 요미우리전을 앞두고 있는 상황. 샌즈가 타격 코치와 타격 이론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 도중 사토가 다가왔다. 평소에 궁금했던 점들을 샌즈에게 물어봤다.
이 때 샌즈의 자세는 선생님의 모습이 아니었다. 함께하는 동료고 토론하는 분위기를 만들었다.
기자는 "이전에 다르빗슈에게 들은 일화가 생각났다. 메이저리그에선 누구를 가르친다기 보다는 함께 의논하는 분위기가 형성돼 있다고 했었다. 바로 그런 모습을 샌즈가 보여줬다. 마치 일본 선수 선배가 후배와 토론을 하는 듯한 분위기였다"고 설명했다.
샌즈는 이에 대해 "지식이나 경험을 나눌 수 있다면, 그래서 그것이 그의 힌트가 되면 좋겠다고 생각한다"고 조심스럽게 되돌아봤다. 필요 이상의 상하 관계를 배제한, 멋진 교환이라고 느꼈다고 기자는 자신의 감상을 전했다.
샌즈는 사토 뿐 아니라 한신의 여러 선수들에게도 조언을 해주고 있다. 1년간 세심하게 선수들을 관찰했기에 좋았을 때와 나빴을 때의 변화에 대해 빠르게 캐치할 수 있었던 것이다.
자신의 생각을 강요하는 일은 없다. 먼저 다가오면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해주는 신중한 자세를 계속 유지하고 있다.
샌즈에 대한 동료들의 신임은 매우 두텁다.
기자는 "동료만이 아는 매력을 들은 적이 있다"며 또 다른 일화들을 소개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 확대의 영향을 받아 선수나 구단 관계자는 불필요한 외출을 할 수 없다. 그런 상황에서 조금이라도 스트레스를 줄일 수 있었으면 하는 마음에 적극적으로 팀원을 돕고 있다고 한다.
예를 들어 히로시마 원정중이라면, 유명 제과점에서 갓 구운 커스터드 애플 파이를 사서 숙소로 향한다. 도쿄 원정길에는 기분 전환용 맥주를 나눠주기도 하고. 자연스러운 상냥함을 접한 구단 관계자는 많이 있다.
기자는 "야구 실력으로도 최고의 스타트를 끊은 샌즈다. 여기에 인간성까지 좋기 때문에 팀 워크에 큰 힘이 되고 있다. 외국인 선수라는 특별함을 내세우지 않는다. 팀과 빠르게 하나가 된 이유다. 홈런을 친 직후의 퍼포먼스는 이제 한신의 명물 중 하나로 자리잡았다. 해피핸즈에 팀 전체가 달아오르는 데는 훈훈한 사연이 있다"고 전했다.
한신은 외국인 선수에게 대단히 냉정한 구단이다. 조금만 성적이 떨어지고 흐트러진 모습을 보이면 안팎에서 크게 흔든다. 그런 팀
야구만 잘 하는 것이 아니라 팀원으로서 녹아들기 위해 노력하는 자세가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다.
야구 실력에 인성까지 갖춘 샌즈. 한신의 마음을 녹인 외국인 타자의 헌신에 한신은 좀 더 강한 팀이 되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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