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K스포츠 정철우 전문기자
일본 프로야구 호타 준족의 대명사였던 야마다 데츠토(야쿠르트.28)가 최악의 부진을 겪고 있다.
야쿠르트와 7년 총액 40억 엔(약 410억 원)에 대형 계약을 맺었지만 첫 해부터 좀처럼 살아날 기미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
한때 일본 프로야구를 들썩이게 했던 타격,주루,수비 능력 모두 바닥으로 떨어졌다. 이제 28세에 불과하다는 점에서 그의 추락은 더욱 놀랍다.
↑ 야쿠르트 야마다가 끝 모를 추락을 하고 있다. 이제 28세에 불과하기에 그의 몰락은 더욱 놀랍다. 사진=야쿠르트 SNS |
팀도 함께 꼴찌로 추락하며 팬들의 따가운 시선도 점차 강도를 더하고 있다.
일 매체 아에라 닷에 의하면 한 스포츠지 야쿠르트 담당 기자는 "몸 상태가 완전치 않은 거다. 스프링캠프 막판에 하체 컨디션 불량을 호소하며 3월 시범경기에 5경기 결장했다. 시즌 들어서도 4월 3, 4일 요미우리전 2경기를 연속 결장했다. 트리플 스리 기록을 달성했던 전성기 때와 비교하면 몸이 단단하지 않고 좀처럼 성적도 오르지 않는다. 본인이 가장 답답할 것 같다"고 평가했다.
야마다는 어린 나이에 일본 프로야구를 평정했던 선수다. 주전 2루수를 꿰찬 것은 22세 때인 2014년. 타율 0.324, 29홈런. 193안타로 우타자 최다 안타 기록을 세웠다.
2015년은 팀에서 유일하게 전 경기 풀 이닝 출장해, 타율 0.329, 38홈런, 100타점, 34도루로 트리플 스리를 달성했다. 23세의 트리플 스리 달성은 센트럴리그 사상 최연소의 위업이었다.
홈런왕과 도루왕 동시 차지한 것은 일본 프로야구 최초의 일이었다. 모두 23세의 나이에 거둔 성과였다.
팀도 14년 만의 리그 우승을 차지했다. 소프트뱅크와 맞붙은 일본시리즈에서도 3차전에서 일본시리즈 사상 첫 한 경기 3연타석 홈런을 기록했다.
이듬해인 2016년 타율.304, 38홈런, 30도루로 사상 첫 2년 연속 트리플 스리 달성.
2018년에도 타율 0.315, 34홈런, 33도루로 전인미답의 3번째 트리플 스리를 달성한다.
야마다의 재능은 남달랐다. 키 180cm로 결코 좋은 체격은 아니지만 공 밑으로 방망이를 집어넣고 백스핀을 걸어 멀리 날려 보내는 기술이 탁월했다.
주루도 발 빠르기뿐 아니라 투수의 경계를 뚫고 성공하는 감각이 무르익었던 2018년부터 2019년까지 38연속 도루 성공이라는 일본 기록을 세웠다.
상대 투수들은 달릴 줄 알면서도 막을 수 없었다. 모든 투수와 포수들이 "천재네요"라고 야마다를 인정했다.
그러나 너무 이른 나이에 성공을 거뒀기 때문이었을까. 아니면 계속 치고 달리고 막는 역할을 하다 몸에 이상이 온 것일까. 지난해에는 상반신 컨디션 불량에 시달려 결장과 등록 말소를 반복했다.
94경기 출전에 타율 0.254, 12홈런, 52타점. 본의 아닌 성적으로 끝나지만 아직 젊고 지금까지의 빛나는 실적이 있었다.
그러나 FA 자격을 얻어 여러 구단의 쟁탈전이 예상됐지만 현실은 달랐다.
한 기자는 "퍼시픽리그 한 구단이 영입에 흥미를 보였지만 다른 구단은 FA 영입에 소극적이었다. 코로나 19 여파로 고액을 치르고 복수년 계약을 하는 데 주저했던 부분이 있었던 것 같다"고 분석했다.
야마다는 새롭게 7년 계약을 맺어, 야쿠르트에 잔류했다. 자원해서 주장을 맡았다. 올해는 도쿄 올림픽이 열릴 예정이다. '사무라이 재팬' 단골 멤버인 야마다는 2019년 11월에 개최된 제2회 WBSC 프리미어 12에 출장해, 한국과 결승전서 역전 스리런 홈런을 날리는 등 일본의 첫 우승에 공헌했다.
그러나 도쿄 올림픽에 참가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올 시즌 부진이 깊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컨디션에 허덕이며 주춤했던 지난해에 이어 올 시즌에도 13일 현재 타율 0.222 2홈런 0도루로 제 컨디션이 나오지 않고 있다.
2루는 격전지다. 히로시마 기쿠치 료스케는 지난 시즌 사상 첫 2루수로 수비율 10할을 달성하는 등 8년 연속 골든 글러브를 획득했다. 이번 시즌은 타격도 개막부터 최고조로 약동하고 있다.
라쿠텐·아사무라도 지난 시즌 홈런왕을 차지해 도쿄 올림픽도 선출될 가능성이 높다.
프리미어 12에서는 기쿠치를 2루, 야마다를 1루, 아사무라를 지명타자로 선발 기용했는데 야쿠르트 무라카미 등 최근 몇 년간 급성장한 강타자도 있다.
야마다는 지금 상태라면 어렵다.
야마다의 부진은 원인을 찾기 어렵다는 점이 더 큰 문제다. 갑작스런 난조에
이치로 이후 최고의 천재 타자로 불렸던 야마다다. 각종 일본 기록을 갈아 치웠던 어린날의 플레이가 벌써 추억이 되고 있다. 자칫 410억 원짜리 먹튀가 될 수도 있다. 당장 올림픽이 걱정이 아니라 자신의 입지를 걱정해야 할 시기다. 이제 28세에 불과하다는 것이 더욱 곤혹 스러운 이유가 되고 있다.[ⓒ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