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K스포츠 정철우 전문기자
LG 톱 타자는 홍창기다. 홍창기는 지난해 혜성 같이 등장해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대단한 타격 솜씨를 뽐낸 것은 아니었다. 그의 타율은 0.279에 불과했다. 그러나 출루율이 대단히 높았다. 출류율이 0.411이나 됐다.
출류율에서 타율은 뺀 순수 출루율이 0.132나 됐다. 공을 많이 보고 골라냈기 때문이다. 홍창기는 이 출루율 하나를 가지고 LG의 톱 타자 자리를 꿰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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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창기는 톱 타자의 새로운 유형을 제시했다. 하지만 모든 톱 타자가 홍창기 처럼 칠 필요는 없다. 사진=MK스포츠 DB |
SK 톱 타자는 최지훈이다. 지난해 타율이 0.258에 그쳤다. 하지만 SK는 그의 타격 능력을 높이 샀다. 충분히 타율을 올릴 수 있는 선수라는 평가를 했다.
SK가 2년차 신인을 과감하게 톱 타자로 기용했다. 최지훈의 출루율은 0.318에 불과했다. 그러나 SSG는 최지훈이 타격 능력으로 부족한 부분을 만회할 수 있을거라 생각했다.
그런데 오류가 생겼다. 최지훈의 타율이 급격히 떨어지기 시작한 것이다. 올 시즌 최지훈의 타율은 0.174에 불과하다.
김원형 SSG 감독은 최지훈이 출루율에 신경을 쓰면서 타율이 떨어지기 시작했다고 진단했다. 홍창기 스타일을 따라하려다 자신의 것을 잃어버렸다는 뜻이었다.
김 감독은 "최지훈에게 톱 타자라고 특별히 주문한 것은 없다. 이제는 좀 치라고 했다. 톱 타자 역할에 대해 출루율을 너무 신경쓰는 것 같다. 사람들에게 출루율이 너무 낮다고 이야기를 들은 것 같다. 이제 2년차다. 첫 해 출루에서 단점이 있었다고 그런 생각을 갖게 하면 안된다. 하던대로 치라고 했다. 자꾸 볼을 골라내려고 하다보니 좋은 볼에도 손이 나가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기량은 검증이 된 선수다. 경험 쌓이다 보면 출루율이나 볼넷 나가고 하는 것은 자연스럽게 될 일이다. 부담을 안 갖고 하던대로 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 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홍창기는 여러 톱 타자 유형 중 하나일 뿐이다. 모두가 홍창기일 필요는 없다.
오히려 홍창기는 자신의 스타일을 바꾸며 올 시즌 더 좋은 성적을 내고 있다.
좋은 공이 오면 초구부터 공격을 시작한다. 홍창기가 초구는 안 친다는 이미지가 강하다 보니 초구에 좋은 공이 많이 왔다. 홍창기는 이 공을 놓치지 않고 있다.
그러자 타율이 급격히 늘었다. 올 시즌 홍창기의 타율은 무려 0.429나 된다. 7경기를 치렀을 뿐이지만 분면 눈에 띄는 변화다.
모든 선수들에게는 자신에게 맞는 옷이 있다. 홍창기가 톱 타자로서 하나의 모범 사례를 만들었다고 해서 모두가 홍창기처럼 쳐야 하는 것은 아니다.
최지훈에게는 최지훈에게 맞는 방식이 따로 있다. 최지훈은 많이 쳐서 좋은 타율을 내는 것이 필요한 톱타자다. 지난해의 공격적 성향이 줄어들며 성적까지 떨어지고 있는 것이다.
김원형 감독은 "최지훈이 하던대로 해줬으면 좋겠다. 분명 좋은 능력을 가진 선수고 팀에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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