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박찬형 기자
프로 스포츠 세계에서는 출전의 의미가 매우 크다. 대회 출전을 통해 생계를 유지하는 스포츠 선수에게 출전은 그동안 갈고 닦은 자신의 기량을 뽐내고 유지할 수 있는 기회이자, 팬들에게 자신의 이름을 각인할 무대이기도 하다.
이는 KLPGA 선수들에게도 마찬가지다. 특히, 매 시즌 신인 선수들이 대거 등장하는 KLPGA에는 정규투어 시드권 확보를 위한 경쟁이 해가 지날수록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경쟁 끝에 얻은 대회 출전권을 통해 자신의 이름을 알리고, 퍼포먼스를 선보이는 KLPGA 선수들의 기록을 ’출전‘이라는 키워드로 소개한다.
▲ 꾸준한 자기 관리의 대명사, 홍란
↑ 사진=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 제공 |
2004년 8월 KLPGA에 입회해 통산 4승을 쌓은 홍란은 총 331개 대회를 소화하며 ‘생애 참가 대회 수’ 1위에 올라있다. 홍란은 참가 대회 수가 많은 만큼 동시에 ‘최다 예선 통과’ 랭킹에도 1위를 기록하고 있어 오로지 참가 대회 수만 많은 것이 아니라, 실력 역시 톱급이라는 것을 증명했다.
2004년부터 17년째 KLPGA 역사에 꾸준히 족적을 남기고 있는 홍란은 ‘최다 연속 시드 획득’에서도 부동의 1위에 자리하고 있다. 꿈의 무대로 불리는 KLPGA투어에서 한결같이 자신의 이름을 리더보드에 올리고 있는 홍란은 “그동안 기록들을 세우기 위해 투어를 뛴 것도 아니고, 앞으로도 기록 수립을 목표로 하지 않을 것이다. 오직 내 위치에서 할 수 있는 것에 최선을 다했더니, 운이 좋게 기록들이 따라와 준 것 같아 감사함을 느낀다. 신인 시절에는 대회가 10개 남짓이었으나, 협회가 발전하면서 상금, 대회, 선수 영향력 모두 증가했다. 자연스럽게 오랜 시간 투어 생활을 할 수 있는 환경도 조성되었고, 이렇게 17년 투어 생활을 이어가게 된 것 같다. 골프에 집중할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들어 주신 모든 분들에게 감사하다는 인사를 전하고 싶다.”라고 말했다.
홍란에 이어 ‘생애 참가 대회 수’ 부문 2위에 올라있는 윤슬아(35)와 3위 김보경(35) 그리고 4위 박유나(34)는 이번 시즌 정규투어에서 활동하지 않아, 홍란의 출전 기록을 뛰어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홍란의 ‘생애 참가 대회 수’ 기록을 뒤쫓는 선수는 256개 대회에 참가해 5위에 오른 김초희(29,SY그룹)와 253개 대회에서 통산 2승을 만든 6위 안송이(31,KB금융그룹)를 꼽을 수 있다.
KLPGA 정규투어에서 10년 연속 활동하면 가입할 수 있는 ‘K-10클럽’이 선수들의 목표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요즈음, 홍란의 기록과 위상은 점점 높아지고 있다. 새로운 마음으로 시즌을 준비하는 현재진행형 레전드 홍란의 발자취에 많은 관심이 쏠리고 있다.
▲ 인내 끝에 빛을 본 최다 출전 우승자
↑ 사진=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 제공 |
‘최다 출전 우승자’ 기록에 대해 안송이는 “만약 ‘ADT캡스 챔피언십 2019’에서 이 기록에 대해 신경 쓰고 플레이했다면, 우승 못 했을 것 같다. (웃음) 생애 첫 우승은 마치 나에게 보상 같았다. 오로지 골프만 쳤고, 힘들 때마다 ‘인내는 쓰고, 열매는 달다.’라는 문장으로 자신을 다독였다. 앞으로는 골프 외 다른 취미를 찾아볼 예정이다.”라고 웃으며 말했다.
‘최다 출전 우승자’ 기록은 이번 시즌 한 선수의 우승을 통해 경신될 수도 있다. 2009년 6월 KLPGA에 입회하고 정규투어에서 총 256개 대회에 출전한 김초희가 그 주인공이다. 2010년부터 본격적으로 정규투어에서 출전 기록을 쌓은 김초희는 이번 시즌 생애 첫 우승을 노린다. 2014년, 2017년, 2019년 그리고 2020년 총 4번의 정규투어 시드순위전을 겪은 김초희는 힘겹지만 연속으로 12개 시즌에 참가했고, ‘K-10 클럽’에도 가입하며 베테랑의 저력을 보였다.
김초희는 “첫 승을 목표로 매 시즌 노력하고 있다. 현재 K-10클럽의 나를 제외한 모든 멤버들이 우승이 있는데, 우승 없이도 꾸준히 정규투어에 속해 있다는 것에 감사하고 기쁘다. 이번 시즌 우승을 통해 ‘최다 출전 우승자’ 기록도 세우게 된다면 엄청난 영광일 것 같다.”라고 말하면서도 “물론 생애 첫 승과 기록 경신도 좋겠으나, 앞으로 KLPGA투어에서 오래오래 뛰고 싶다. 이번 시즌도 좋은 성적 그리고 꾸준한 플레이를 위해 열심히 준비하겠다.”라는 각오와 함께 인터뷰를 마쳤다.
포기하지 않고 생애 첫 우승을 위해 매일 정진하고 있는 김초희가 이번 시즌 트로피와 함께 ‘최다 출전 우승자’ 기록까지 잡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 멈추지 않는 우승에 대한 갈망, 역대 우승 간 최장기간
↑ 사진=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 제공 |
2021시즌 KLPGA투어에서 전미정의 길고 긴 기록에 도전하는 선수는 다름 아닌 배경은(36,세티9)이다. 2001년 ‘신세계배 제23회 KLPGA 선수권대회’에서 우승하며 ‘최연소 메이저대회 우승자’라는 타이틀을 거머쥔 배경은은 2014시즌을 마치고 공식적으로 은퇴를 선언했다. 하지만 배경은은 올해 KLPGA투어 복귀를 통해 ‘역대 우승 간 최장기간’ 기록의 경신 가능성을 알렸다.
배경은의 마지막 우승 대회인 ‘신세계배 제27회 KLPGA 선수권대회’를 기준으로 오는 4월 개최될 ‘넥센 세인트나인 마스터즈 2021’에서 우승 시 전미정의 기록 15년 6개월 24일(5687일)과 타이가 된다. 그리고 그 다음주 개최 예정인 ‘크리스 F&C 제43회 KLPGA 챔피언십’에서 우승 시 ‘역대 우승 간 최장기간’ 기록을 15년 7개월 2일(5694일)로 경신하며, 동시에 배경은은 ‘KLPGA 선수권대회’ 3승 기록을 보유한 故구옥희, 김순미(57)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명예도 갖게 된다.
‘역대 우승 간 최장기간’ 경신 가능성에 대해 배경은은 “오랜만에 KLPGA에 복귀하는데 이런 기록이 기다리고 있을 줄 몰랐다. KLPGA의 기록을 경신할 수 있다고 들으니, 왠지 ‘꼭 우승해야겠다.’라는 생각이 든다. 마침 선수권대회에서 두 차례 우승한 경험이 있다. 나와 연이 있는 대회인 만큼, 무언가 좋은 기운이 있을 것 같다.”라는
2014년 프로 생활을 마치고 코스 해설과 레슨 프로그램 등 방송계에서 활약한 배경은이 다시 KLPGA로 돌아와 화제를 몰고 온 가운데, KLPGA의 기록을 경신하는 주인공이 되어 골프 팬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길 수 있을지 많은 관심이 쏠린다. chanyu2@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