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장충체육관)=김재현 기자
오른손과 왼손 엄지에 깁스를 한 흥국생명의 맏언니 김세영이 안타까운 마음으로 지친 김연경의 신발끈을 풀어주었다.
↑ 김세영이 깁스한 손으로 지친 김연경의 신발끈을 풀어주고 있다. |
지난 28일 오후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벌어진 2020-2021 V리그 여자부 흥국생명과 GS칼텍스의 챔프 2차전에서 흥국생명은 1차전에 이어 2차전에서도 GS칼텍스에 0-3 셧아웃 패배의 수모를 당했다.
흥국생명은 1차전 완패에 설욕하기 위해 2차전을 대비했지만 1세트부터 불안한 수비와 맥없는 공격으로 시종일관 GS칼텍스의 탄탄한 조직력에 난타당했다.
이날 역시 오른손에 붕대를 감고 출전한 흥국생명 김연경은 지친 모습이 역력했다. 김연경은 2차전에서 오른손에 감은 붕대에 “끝까지 간다”고 쓰고 심기일전했지만 3세트까지 총 11득점에 그쳤다.
매 세트 고개를 떨구는 모습이 자주 연출됐다.
이런 김연경의 모습을 먼 발치에서 가슴 아파하며 보는 이가 있었으니 바로 김세영 이었다.
김세영은 양 손에 깁스를 하고 경기 전부터 후배들의 훈련을 돕기 위해 포스트시즌 내내 팀과 동행했다.
1차전 패배에 이어 2차전 완패를 지켜봐야했던 맏언니였다.
GS칼텍스 선수들이 축포 속에서 연승의 기쁨을 나누고 있을 때 흥국생명 김세영은 지친 김연경의 신발끈을 말없이 풀어주었다.
김세영은 깁스한 오른손을 제대로 사용하지 못하자 왼손으로 어렵게 김연경의 신발끈을 풀었다.
지쳐 쓰러진 김연경을 안쓰럽게 바라본 김세영은 이내 의자를 들고 와 김연경의 옆에 앉았다. 그리고 그의 이마를 쓰다듬으며 위로했다.
부상당한 손으로 팀을 챔프전까지 끌어올린 김연경에게 한없이 미안하기만 했을 김세영.
그는 김연경의 지친 얼굴을 한참동안 바라보다 말없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1,2차전을 모두 패한 흥국생명은 이제 벼랑 끝에 섰다.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다.
오는 30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벌어질 챔프 3차전에서 반드시 이겨야 기사회생할 수 있다.
↑ 세트 스코어 0-3 완패. 흥국생명의 두 경기 연속 셧아웃 패배에 김연경이 고개를 떨구었다. |
↑ GS칼텍스의 축포를 바라보는 김연경. |
↑ 허탈한 마음을 감출 수가 없다. |
↑ 지친 김연경이 코트 위에 누운 채 광고판 위에 발을 올려놓자 김세영이 아픈 손으로 김연경의 신발끈을 풀고 있다. |
↑ 깁스한 오른손으로 애써 끈을 풀어보려 했지만 여의치가 않다. |
↑ 엄지만 깁스한 왼손으로 끈을 풀고 있는 김세영. |
↑ 지친 김연경이 안쓰럽기만 하다. |
↑ 안타까운 마음으로 김연경의 이마를 쓰다듬어주는 맏언니 김세영. |
↑ 미안한 마음에 말없이 김연경을 바라볼 뿐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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